
[더퍼블릭=김영일 기자] 더불어민주당 소속 최민희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장이 탈북민 출신인 박충권 국민의힘 의원에게 ‘전체주의 국가(북한)에서 생활하시다 보니 민주주의적 원칙이 안 보이나’라고 언급한데 대해, 한 여성 탈북민은 “3만 4천 탈북민들과 탈북민 단체들을 대신해서 최민희 위원장을 비롯한 이재명의 민주당과 전면전을 선포한다”고 밝혔다.
앞서 최민희 과방위원장은 지난 29일 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자의 인사청문보고서 채택 여부를 논의하는 과정에서 2009년 탈북한 국민의힘 박충권 의원에게 “저기요. 전체주의 국가에서 생활하시다 보니 민주주의적 원칙이 안 보이나. 인민재판이라는 표현을 여기서 쓰는 게 말이 되나”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재명 전 민주당 대표도 과거 ‘인민재판’이라는 표현을 쓴 적이 있었다.
최민희 위원장의 ‘전체주의’ 언급에, 여성 탈북민인 김다혜 씨는 30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안녕하십니까. ‘전체주의’에 환멸을 느껴 자유를 찾아 목숨을 걸고 탈북한 저는 김다혜라고 한다”며 “청문회 내내 후보자에게 갑질과 막말을 일삼던 최민희 과방위원장이 탈북민 출신 박충권 의원에게 ‘전체주의 국가에서 생활하다 보니 민주주의 원칙이 안 보이냐’는 폭언을 퍼부었다”고 개탄했다.
김다혜 씨는 “민주당의 탈북민 혐오행태는 하루 이틀 만에 갑작스레 발생한 실수가 아니다. 인격과 품격을 지켜야 할 국회 청문회장에서조차 자연스레 나왔으니 말이다”라며 “이것은 이재명 전 대표와 민주당의 탈북민에 대한 차별과 혐오의 가치관을 그대로 보여주는 증거이자, 뿌리 깊이 오염된 대북관, 안보관, 통일관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저는 오늘 이 자리에 3만 4000명의 탈북민들과 탈북민 단체들을 대신해서 최민희 위원장을 비롯한 이재명의 민주당과 전면전을 선포하고, 뿌리 깊은 탈북민 차별과 혐오에 대한 사과와 재발 방지 약속을 받아내기 위해 나왔다”고 밝혔다.
최민희 위원장이 사과한데 대해선 “‘전체주의 국가에서 생활하다 보니 민주주의 원칙이 안 보이냐’는 최 위원장의 발언은 면책특권 뒤에 숨어 영혼 없는 사과를 하고 그냥 넘어갈 수준의 발언이 아니다”라며 “속기록을 삭제한다고 넘어갈 일은 더더욱 아니다”라고 꼬집었다.
이화여대 졸업생으로, 총선 때 ‘이대생 성상납’ 발언으로 파문을 일으킨 민주당 김준혁 후보의 사퇴를 촉구하며 삭발을 단행했던 김 씨는 “22대 총선 때도 김준혁 의원의 여성비하 막말 때문에 삭발 투혼으로 맞섰던 게 113일이 지났다”면서 “저의 사랑스런 두 아기는 엄마의 짧은 머리를 만지며 ‘나쁜 아저씨들 때문에 우리 엄마 머리카락 없어’라고 말한다. 그런 아이들 보면 마음이 아프다”고 말했다.
김 씨는 “이 아이들이 살아가는 세상이, 최민희 의원과 같은 탈북민에 대한 차별과 혐오로 가득한 인간들이 국회를 장악한 세상이라면 과연 희망이 있을까. 나의 두 아이들이 탈북민 자녀라서 차별과 혐오를 받는 일은 없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이어 “저는 박충권 의원이 민주당의 저질스럽고 시대에 뒤떨어진 차별과 혐오에 홀로 외로운 투쟁을 하지 않도록 응원하고 힘을 모아, 자유대한민국에 살고 있는 3만 4000명의 탈북민들과 함께 목소리를 낼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최민희 위원장과 민주당은 뿌리 깊은 탈북민 차별과 혐오 발언에 대해 3만 4000명의 탈북민들과 탈북민 단체들에게 진심을 다해 사과와 재발 방지 약속을 해주시라”고 촉구했다.
<사진=연합뉴스>
더퍼블릭 / 김영일 기자 kill0127@thepubli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