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퍼블릭=최얼 기자]이관섬 정책실장의 그간 이력과 향후 행보에 이목이 집중된다. 윤석열 대통령이 대통령실을 2실 6수석 체제에서 3실 6수석 체제로 개편한 가운데, 이 실장은 6수석 중 유일하게 대통령실을 지키며 승진한 인물이다.
특히 이 실장은 한국수력원자력 사장으로 재직하던 2018년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정책에 반대하며 사퇴한 바 있다. 이후 윤석열 정부에서 발탁돼 경제·사회·과학 등 각종 정책을 총괄하는 자리까지 오르며 화려하게 부활했다.
대통령실에 따르면, 이 실장은 지난달 30일 인사발표 직후 경제수석, 사회수석과 향후 신설될 과학기술수석을 총괄하는 정책실장의 임기를 시작했다. 기존에 맡았던 국정기획수석 산하 국정기획·정책조정·국정과제·국정홍보·국정메시지비서관실도 직속으로 두게 돼 안보와 정무를 제외한 대통령실의 정책 수립 및 정부와의 정책 조정, 정책 홍보를 포괄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그는 기획재정부·검찰 출신이 아닌 이 실장은 윤석열 정부에서 요직을 차지한 이례적 사례로 꼽힌다. 윤 대통령은 그간 한덕수 국무총리,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김대기 대통령실 비서실장, 최상목 경제수석 등 재정 및 금융관료 출신이나, 이복현 금융감독원장, 김남우 국정원 기획조정실장 등 검찰 출신 인사를 요직에 등용해 왔다.
반면 이 실장은 산업자원부 산업기술정책과장, 지식경제부 산업경제정책관·에너지자원실장, 산업통상자원부 산업정책실장·1차관 등을 지내는 등 산업·에너지 분야에서 전문성을 갖춘 관료로 활동했다.
김영삼 정부에서 대통령 비서실 행정관, 이명박 정부에서 대통령 비서실 선임 행정관, 한나라당 수석전문위원으로 근무하며 정치권과의 정책 조율 능력을 인정받은 것이 국정기획수석 임명에 유리하게 작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실장은 이후 공직에서 물러나 한수원 사장, 이마트·SKC 사외이사와 무역협회 상근부회장도 지낸 바 있어 시장에 대한 이해도도 높다는 평가를 받았다.
특히 국정기획수석을 지낸 1년 3개월여간 이 실장에 대한 윤 대통령의 신임이 더욱 깊어졌다고 대통령실 관계자들은 전했다. 이 실장은 주 최대 69시간 근무제 논란이 불거졌을 당시인 올해 3월 사회수석실로부터 노동개혁 과제를 이관받아 업무에 탁월한 모습을 보였다는 것이다.
또한 지난해 12월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탄핵심판 기간에는 정무수석실 소관인 행안부 관련 업무를 이 실장이 일시적으로 맡았고, 올해 8월 잼버리 사태 수습 때도 직접 단체·기관들과 소통하며 '소방수' 역할도 톡톡히 해냈다는 평가다. 화물연대 파업과 시민단체 불법 보조금 실태 조사 등 굵직한 현안을 책임지기도 했다.
김 비서실장은 지난 30일 인선 발표 당시 "이 신임 정책실장은 그동안 탁월한 정책 기획력과 조율 능력을 발휘해 굵직한 현안들을 원만히 해결해왔다"며 "국정 전반에 대한 식견이 높고 또 다양한 이해관계자와의 소통을 바탕으로 국정과제를 추진력 있게 이끌어나갈 적임자"라고 소개했다.
한편, 이 실장은 정책실장으로서 물가 안정 정책을 수립하는 데 역량을 쏟겠다는 입장이다. 당초 예상보다 더딘 수출 회복세, 고금리·고환율 현상 장기화로 인해 나타난 물가 상승 문제가 두드러지면서 민생에도 악영향을 끼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겨울철에는 에너지 소비가 많아지기 때문에 물가 문제는 서민들에게 직격탄이 될 수 있다. 한국은행은 1일 ‘주요국 물가 상황 비교’ 보고서를 통해 유가·농산물 가격 상승, 공공요금 인상 등으로 물가상승률 둔화세가 더디게 나타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 실장도 지난 30일 정책수석 임명 직후 "120대 국정과제를 속도감 있게 추진하고 당과 가교 역할을 하겠다. 지금 각종 경제지표가 회복세를 보임에도 민생이 어렵다"며 "물가 안정을 최우선에 두고 가용 정책을 총동원해 물가 안정을 이뤄내겠다"고 강조했다.
더퍼블릭 / 최얼 기자 chldjf1212@thepubli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