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퍼블릭 = 최태우 기자] 중국이 최근 반도체와 태양광 패널의 핵심 소재인 갈륨과 게르마늄 등에 대한 수출 제한 조치를 예고한 가운데, 수출 규제 항목이 추가로 늘어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현지 매체는 중국 당국이 희토류를 수출 제한 항목에 추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4일(현지시간) 중국 관영매체 환구시보의 영문판 글로벌타임스는 ‘미국, 동맹국들은 주요 원자재 수출에 대한 중국의 경고를 들어야 한다’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미국이 동맹국들에 중국에 대한 반도체 수출 금지 조치에 협력하라고 압박하는 것과 비교하면, 이번 중국의 움직임은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에서 중국이 수동적으로 밀리지 않을 것임을 보여주는 경고에 가까울 수 있다”고 했다.
앞서 중국 상무부는 지난 3일 산업 전반에 활용되는 금속 물질인 갈륨과 게르마늄에 대한 수출 제한 조치를 시행한다고 밝혔다.
갈륨은 전력반도체와 디스플레이 및 태양광 패널 등에 활용되며, 게르마늄은 반도체용 가스, 태양전지 제조 등에 쓰인다. 두 광물 모두 중국이 전 세계 생산량의 8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이번 중국의 수출 제한 조치 예고를 두고 업계에서는 최근 심화되고 있는 미국의 대중 반도체 수출 규제에 대한 대응 조치로 해석하고 있다.
미국은 지난해 10월 중국에 첨단반도체 제품과 장비 수출을 금지한 바 있다. D램의 경우 18나노(nm·10억분의 1m) 이하, 낸드플래시는 128단 이상 등으로 확대했다. 아울러 일본과 네덜란드 등 동맹국과 중국 반도체 공급망에 대한 압박을 지속해왔다.
글로벌타임스는 “일부 서방 언론은 미국과 유럽의 반도체 수출 제한에 따른 보복으로 표현하고 있지만, 중국의 이번 조처가 반드시 관련 품목의 수출 금지를 의미하지는 않는다”며 “중국은 수출 통제법의 규정에 따라 해당 품목이 중국의 국가 안보와 이익을 저해할 수 있는 시나리오에 사용될 경우 수출을 거부할 권리가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희토류를 언급했다. 중국 당국이 희토류에 대한 추가 수출 제한 조치를 할 것으로 내다 봤다. 매체는 “중국은 오랫동안 반도체 등 신산업의 발전을 위해 환경을 희생하면서 주요 희토류를 공급해 왔다”며 “미국은 반도체 전쟁을 주도하며 중국에 대해 반도체 관련 장비·재료·기술을 차단해 공급망은 물론, 희토류 자원과 환경 보호 측면에서도 중국의 이익을 해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글로벌 반도체 부문의 대결 구도가 더 강해질 것이라는 신호가 커지고 있다”며 “이러한 상황에서 중국은 ‘디커플링(탈동조화)’에 편승해 온 사람들에게 희토류를 공급하는 데 더 신중해도 되는 것 아니냐. 중국은 기술 개발에 방해를 받으며 자국 광물 자원만 고갈할 뿐”이라고 덧붙였다.
전 세계 희토류 생산과 공급을 주도하고 있는 중국은 과거부터 줄곧 희토류를 압박 카드로 사용해왔다. 지난 2010년 일본과 세카쿠 열도를 둘러싼 영토 분쟁을 겪으면서 처음으로 희토류 수출을 제한했다.
[사진제공=연합뉴스]
더퍼블릭 / 최태우 기자 therapy4869@thepubli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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