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밀레이 아르헨티나 대통령 []](https://cdn.thepublic.kr/news/photo/202511/283711_285081_4255.jpg)
[더퍼블릭=손세희 기자] 살인적 인플레이션과 높은 빈곤율, 반복되는 국가 채무 불이행(디폴트)으로 골머리를 앓았던 아르헨티나의 금융시장이 최근 급반등했다. 하비에르 밀레이 아르헨티나 대통령이 이끄는 자유전진당이 지난달 26일 치른 중간선거에서 예상 밖 승리를 거두면서 투자심리가 회복된 영향으로 분석된다.
13일 <조선일보> 보도에 따르면, 아르헨티나 여당이 실시한 중간선거 이후 뉴욕증권거래소와 나스닥에 상장된 아르헨티나 기업들의 미국 예탁증서(ADR)가 업종을 가리지 않고 상승세를 이어갔다. 미국 시장에서 거래되는 ADR은 일반 주식처럼 사고팔 수 있는 주식형 예탁 증서다.
특히 민간 최대 은행인 갈리시아 은행 ADR은 선거 전후 2주간 56.3% 상승했고, 국영 에너지 기업 YPF는 40.6%, 전력회사 에데노르 70.9%, 통신사 텔레콤아르헨티나 67.9%, 농산물 기업 크레수드 26.4% 오르는 등 눈에 띄는 폭등세를 보였다. 2030년 만기 국채도 같은 기간 17.1% 상승했다.
이번 선거에서 자유전진당은 40.7%를 득표하며 승리했으나 의회 과반 확보에는 실패했다. 다만, 하원(257석)에서 정부 입법안 부결을 막을 수 있는 최소 3분의 1 의석을 확보하면서 개혁 추진력을 확보했다.
밀레이 정부는 지난 2023년 취임 직후부터 ‘전기톱 개혁’을 내세워 재정 적자 축소, 전기·가스·교통 보조금 감축 등 공격적 긴축 정책을 추진해 왔다. 그러나 보조금 축소로 취약계층 불만이 커지고 밀레이 여동생의 부패 스캔들까지 겹치면서 정치적 위기가 예상됐다.
실제로 9월 부에노스아이레스주 지방선거에서는 야당 페론주의 연합이 승리하면서 ADR과 국채 가격이 폭락하고 국가 위험도가 급등하기도 했다.
밀레이를 구한 변수는 미국이었다. 선거 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미 재무부는 이례적으로 아르헨티나 페소를 직접 매입하고 200억 달러 규모 통화 스와프를 체결했다. 여기에 추가 200억 달러 민간자금 유치 계획까지 공개되면서 통화와 채권시장이 안정됐다.
선거 전후 밀레이 대통령이 수차례 미국을 방문한 것도 이러한 지원을 이끌어내기 위한 행보로 분석된다.
미국과의 통상 협력은 여전히 이어지고 있다. 현지 언론 암비토에 따르면, 아르헨티나 정부는 미국과 철강·알루미늄 무관세 쿼터와 소고기 시장 우선 접근권 등을 포함한 통상 패키지 협상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중간선거 승리로 향후 밀레이 정부의 개혁 추진력은 강화될 전망이다. 정부는 노동·세제·연금·민영화 등 핵심 의제를 묶은 2단계 개혁 패키지를 추진할 것으로 알려졌다. 노동 개혁에서는 해고 보상금 체계 조정과 수습 기간 연장 등 고용 유연성 강화가, 세제 개혁에서는 세목 단순화와 중소기업 세 부담 완화가 추진된다.
아울러 외국인 직접투자(FDI)를 촉진하기 위한 세제 인센티브 확대와 규제 완화도 병행될 전망이다.
더퍼블릭 / 손세희 기자 sonsh821@thepubli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