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3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에서 국민의힘 김장겸 의원이 국감 기간 중 있었던 최민희 위원장의 자녀 결혼식 문제와 관련해 질의하고 있다.[연합뉴스]](https://cdn.thepublic.kr/news/photo/202510/280890_282025_5855.jpg)
[더퍼블릭=오두환 기자] 23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 국정감사는 방송정책보다 ‘인물 논란’으로 달아올랐다. 여야는 최민희 위원장(더불어민주당)의 자녀 결혼식 장소 사용과 MBC 간부 퇴장 조치를 두고 격렬하게 맞붙었다.
이날 국감은 원래 한국방송공사(KBS)와 한국교육방송공사(EBS) 등을 대상으로 진행됐지만, 국민의힘 의원들은 최 위원장을 향한 공세에 집중했다. 반면 민주당은 “최민희 청문회가 아니다”라며 반발했다.
박정훈 국민의힘 의원은 “국회사무처에서 확인한 결과, 결혼식장인 사랑재 예약이 최 위원장 명의 계정으로 돼 있다”며 “딸이 다 알아서 했다”는 해명이 사실과 다르다고 주장했다. 그는 “권력에 취해 몸을 가누지 못하는 독재자의 모습”이라며 위원장직 사퇴를 요구했다.
김장겸 의원은 “이진숙 전 방송통신위원장에 따르면, 방통위 직원이 최 위원장 의원실에서 ‘화환을 보내달라’는 연락을 받았다고 한다”며 “피감기관에 연락한 적 없다던 해명과 다르다”고 지적했다. 그는 “국회의원실이 캄보디아 피싱 조직과 뭐가 다르냐”고 직격했다.
이에 최 위원장은 “예약 계정은 내 아이디가 맞지만, 엄마가 결혼하는 딸에게 아이디를 주며 ‘네가 알아서 해라’ 한 게 무슨 문제냐”고 반박했다. 또 “우리 의원실에서 화환을 요청한 적 없다”며 “그 말을 한 직원이 누구인지 밝혀달라”고 맞섰다.
국민의힘 박충권 의원은 “비공개 회의에서 MBC 보도본부장을 퇴장시키는 폭압적 조치를 한 이유가 무엇이냐”며 “보도 편집권 독립을 침해한 행위”라고 비판했다. 신성범 의원도 “본인 관련 보도를 문제 삼고 책임자를 질타하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가세했다.
최 위원장은 “그날 상황을 잘 모르고 하는 말 같다”며 “권태선 방송문화진흥회 이사장이 유감 표명을 했으니 성찰하겠다”고 답했다.
민주당 의원들은 국민의힘의 공세를 “국감의 본질에서 벗어난 정치공세”라고 반발했다. 김현 민주당 간사는 “이 자리는 최 위원장에 대한 청문회가 아니다”라고 했고, 노종면 의원은 “왜 남의 결혼식을 국감장으로 끌고 들어오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최민희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장 [연합뉴스]](https://cdn.thepublic.kr/news/photo/202510/280890_282026_06.jpg)
이날 과방위에서는 KBS 경영 문제를 놓고도 충돌이 이어졌다. 민주당과 조국혁신당은 박장범 KBS 사장에게 사퇴를 촉구하며 공세를 폈다.
김현 의원은 “박 사장이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의 심기를 관리했기 때문에 사장이 된 것”이라며 “그 결과 KBS 신뢰도가 추락하고 광고도 줄었다”고 주장했다. 그는 박 사장이 윤 전 대통령과의 대담에서 김건희 여사 논란의 명품 가방을 “조그만 파우치”라 표현한 것을 ‘심기 관리’ 사례로 언급했다.
이정헌 의원은 “사상 최악의 경영과 공정방송 무시로 KBS가 적자에 빠졌다”고 했고, 이훈기 의원도 “편파보도와 시청률 하락으로 공영방송이 침몰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조국혁신당 이해민 의원은 “KBS 정상화 물결 속에서 박 사장은 퇴장하는 게 낫다”며 “이제 KBS 사장도 정상화돼야 한다”고 말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이를 ‘언론 장악 시도’로 규정했다. 박정훈 의원은 “박 사장을 쫓아내려는 것은 언론을 장악하기 위한 독재 행위”라며 “사장은 물러나선 안 된다”고 맞섰다. 박충권 의원도 “임기가 보장된 공직자를 법을 바꿔 쫓아내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이날 국감은 정책 논의보다 공방과 비난이 오가며 끝까지 긴장감이 이어졌다. 여야 모두 “국감이 정쟁의 장으로 변질됐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웠다.
더퍼블릭 / 오두환 기자 actsoh@thepubli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