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본현대생명 7000억 유상증자 결정…롯데손보는 자본 확충 언제쯤?

푸본현대생명 7000억 유상증자 결정…롯데손보는 자본 확충 언제쯤?

  • 기자명 안은혜 기자
  • 입력 2025.08.23 08:45
  • 수정 2025.08.23 12:59
  • 0
  • 본문 글씨 키우기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나신평 "푸본, 이익·자본관리 어려움은 지속될 듯"
금융 당국 "롯데손보, 적기시정조치 여부 '초읽기'"

[더퍼블릭=안은혜 기자] 최근 경과조치 전 지급여력비율(K-ICS·킥스)과 기본자본 킥스 비율이 마이너스인 상황으로 자본 확충이 시급했던 푸본현대생명이 대규모 유상증자를 결정하면서 급한 불을 끌 수 있게 됐다. 

다만, 여전히 이익창출력이 낮아 근본적인 재무구조 개선은 쉽지 않을 것이란 분석이다. 이런 가운데 롯데손해보험의 행보에 눈길이 쏠린다. 지난 5월 후순위채 조기 상환 불발로 재무 불안 이슈가 발생했지만, 자본확충 계획이 미비하기 때문이다.

푸본현대생명은 지난 18일 이사회를 개최하고 재무 건전성 강화를 위해 7000억 원 유상증자를 하기로 의결했다. 대주주의 필요 절차 등 청약일정을 거쳐 연내 완료한다는 계획이다. 

푸본현대생명은 "이번 유상증자는 금융시장의 리스크 확대와 강화된 자본 관리 요구에 대응하고, 재무구조를 강화하기 위해 단행됐다"며 "이번 자본 확충을 통해 자본 적정성과 관련한 시장의 우려 해소와 중장기 재무 건전성 관리 계획을 수립하고 단계적으로 실행하겠다"고 설명했다.

푸본현대생명의 킥스 비율은 지난 2023년 말(192.5%), 2024년 말(157.3%), 올해 1분기 말(145.5%) 연속 하락했다. 한국기업평가는 최근 푸본현대생명의 보험금지급능력평가(IFSR), 무보증후순위사채 신용등급 전망을 각각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하향 조정했다.

푸본현대생명의 장기간 적자는 연금과 저축성 보험 비율이 높은 구조 때문으로 분석된다. 새로운 회계제도(IFRS17)에서 저축성 보험은 순이익 증가에 미치는 영향력이 적다. 저축성 보험은 미래 지급해야 할 보험금이 부채로 인식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다수의 보험사들은 회계제도 변경 후 저축성 보험을 줄이고 보장성 보험 영업을 대폭 강화했다. 하지만 과거부터 퇴직연금 비율이 높았던 푸본현대생명은 영업력이 뒷받침되지 못해 보장성보험 확대에 실패, 적자의 길을 걸어왔다.

푸본현대생명은 대만 생명보험사인 푸본생명보험(Fubon Life Insurance)의 자회사다. 상반기 기준 푸본생명이 지분 82.85%를 보유하고 있다. 현대커머셜과 현대모비스가 각각 9.01%, 7.53%의 지분을 확보한 주요 주주다.

한국기업평가는 푸본현대생명의 적자 지속 이유로, "2022년 하반기 취급한 고금리 퇴직연금 부채 관련 이자비용이 주요 원인"이라면서 "계리가정 가이드라인 적용 시 발생한 손실부담계약관련 비용도 수익성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밝혔다.

또 “올 1분기에는 글로벌 증시 악화로 해외주식 평가손실이 크게 증가하면서 1분기에만 725억 원의 순손실을 낸 것 같다”고 분석했다. 과다한 고금리 퇴직연금과 해외주식투자 손실 등이 적자지속의 주원인이라는 설명이다.

푸본현대생명은 2014년부터 2020년까지 총 6190억 원 규모의 유상증자가 이뤄졌고 모회사 증자액은 약 4540억 원 수준이다. 2021년(4580억 원)과 2023년(3925억 원)에도 모회사인 푸본생명으로부터 추가 증자가 이뤄졌다. 

이번 7000억 원까지 완료되면 2조 원이 넘는 자본을 모회사로부터 확충하게 된다. 

나이스신용평가는 19일 보고서에서 "유상증자를 통해 자본 적정성은 개선될 전망"이지만 "회사의 본원적인 이익창출력이 저조하고 금리 인하 기조와 규제 강화로 신용도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경쟁 심화, 브랜드 인지도 및 판매채널 경쟁력 열위 등으로 보장성보험 중심 포트폴리오 개선이 지연되면서 보험손익 적자가 지속하고 있다고 판단했다. 

한편, 모회사인 푸본생명이 푸본현대생명의 킥스 비율 개선을 위해 대규모 증자를 단행한 것과 달리 롯데손해보험의 대주주인 JKL파트너스의 소극적인 행보에 금융 당국이 주시하고 있다. 

시장에선 롯데손해보험이 1000억 원 이상의 자본 확충이 필요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1분기 말 기준 롯데손해보험 킥스 비율은 119.9%(경과조치 후)로 금융당국 권고 기준(130%)을 밑돈다. 이로 인해 롯데손보는 지난 5월 후순위채 조기 상환을 추진했지만 금융감독원에 의해 무산된 바 있다.

금감원은 롯데손해보험 경영실태평가 3등급, 자본적정성 4등급을 부여한 상태다. 롯데손해보험이 최근 자본확충 계획을 내놨지만 구체성이 부족해 계획안을 보완하도록 돌려보낸 상황이다.

특히 금융당국은 롯데손해보험의 대주주가 다른 보험사들과 다르다는 점을 이유로 자본 확충에 적극적이지 않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롯데손보 대주주가 사모펀드라 장기적 안정성보다 단기적 주주이익 극대화에 목적이 있다는 것이다.

롯데손보의 최대주주는 사모펀드 JKL파트너스가 롯데손보를 인수하기 위해 설립한 특수목적법인(SPC) 빅튜라다. JKL파트너스는 빅튜라를 통해 롯데손보 지분 77.04%를 갖고 있다. 

JKL파트너스는 롯데손보 인수 직후인 2019년 10월 3750억 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단행한 뒤 추가 증자는 없었다. 

향후 빅튜라의 채권단이 기한이익상실(EOD)을 선언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EOD가 발동되면 자본 변동을 초래하고 킥스가 더욱 악화할 수 있다. 

추가적인 자본확충 계획이 없다면 금융위원회 정례회의를 통해 적기시정조치(경영개선권고 등)를 받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금융당국은 롯데손보의 추가 계획안을 검토한 뒤 오는 9월 적기시정조치 여부를 최종 결정할 예정이다. 

더퍼블릭 / 안은혜 기자 weme35@thepublic.kr

저작권자 © 더퍼블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응원하기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모바일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