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어부산 A321neo 항공기 [사진=에어부산]](https://cdn.thepublic.kr/news/photo/202508/272551_273202_4629.png)
[더퍼블릭=양원모 기자] 국내 저비용 항공사(LCC) 업계가 막대한 부채에도 극심한 출혈 경쟁을 벌이고 있다.
7일 업계에 따르면 이스타항공은 지난 6일 일본·대만 노선을 최대 99% 할인 판매했고, 동남아·제주 노선도 큰 폭으로 할인했다. 특히 김포~제주 노선은 편도 기준 1000원까지 등장해 업계를 놀라게 했다.
에어부산은 일본 8개 노선 편도 항공권을 최저 3만 9400원에 판매되고 있으며, 티웨이항공은 오는 11일부터 연중 최대 할인 행사인 '메가 얼리버드'를 시작한다. 진에어는 10일까지 국내선을 최대 9% 할인하고, 지난달에는 제주항공·에어프레미아·에어서울·에어로케이도 특별 프로모션을 진행했다.
LCC 간 경쟁은 지난해 말 제주항공 무안공항 사고 이후 본격화됐다. 올 1분기 326억원의 영업 손실을 낸 제주항공은 일본 노선을 편도 4만 2200원까지 낮추는 등 공격적인 프로모션에 나섰고, 이는 시장 전반의 가격 하락을 이끌었다. 여기에 내수 소비 둔화, 일본 대지진 우려에 따른 해외여행 수요 위축도 경쟁을 부추겼다.
출혈 경쟁은 LCC들의 재무 체력을 급속도로 악화시키고 있다. 티웨이항공은 올해 1분기 부채 비율이 4353%에 달했으며 금융 비용 대비 이자·세금·감가상각 전 이익(EBITDA)는 0.1배로 수익이 금융 비용의 10%밖에 감당하지 못하는 실정이다. 이는 국내 신용 평가사 투기 등급 수준이다.
이스타항공과 에어로케이는 지난해 말 기준 자본 잠식 상태였고, 제주항공의 부채 비율은 615%로 지난해 말 517%에서 악화했다. 진에어와 에어부산(445%)이 비교적 양호하지만, 에어부산은 2분기 111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적자 전환했고, 증권가는 제주항공·티웨이항공·진에어도 적자가 유력하다고 보고 있다.
이런 상황이 길어지면 안전, 서비스 품질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국토교통부는 50% 이상 부분 자본 잠식 상태가 1년 이상 지속되거나 완전 자본 잠식 상태인 항공사에 재무 구조 개선 명령을 내리고 있으며, 지난달에는 4년째 완전자본잠식에 빠진 에어로케이에 특별 안전 점검을 진행했다.
생존을 위해 LCC들은 노선 전략 차별화에 나섰다. 에어프레미아·파라타항공·티웨이항공 등은 A330 등 광동체 항공기로 미주·유럽 등 장거리 노선을 확대하고 있다. 티웨이항공은 이달 인천~밴쿠버 노선에 신규 취항했고, 에어프레미아는 '하이브리드' 모델을 내세우며 중장거리 시장을 공략한다. 파라타항공도 중장거리 운항이 가능한 A330-200을 도입했다.
최고운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리오프닝 호황기에는 모두가 좋아서 잘 드러나지 않았던 프리미엄 경쟁력의 차이가 부각되고 있다"며 "LCC들은 근본적인 수요 기반이 흔들리고 있어 하반기에도 재무 리스크에 더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더퍼블릭 / 양원모 기자 ilchimwang@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