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보잉 787-9 항공기 [사진=대한항공]](https://cdn.thepublic.kr/news/photo/202507/271571_272204_2841.jpg)
[더퍼블릭=양원모 기자] 국내 항공사들의 기단 교체 속도가 올해 들어 눈에 띄게 빨라지고 있다. 공급 병목 현상을 겪던 보잉이 생산 정상화 단계에 들어가면서 항공사들이 기다리던 신형 기재를 차질 없이 받아내고 있기 때문이다.
29일 국토교통부 항공기술정보시스템(ATIS)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7월 말까지 B737-8 1대, B787-9 1대, B787-10 5대 등 총 7대를 신규 편입했다. 지난해 한 해 들여온 보잉기 6대를 이미 넘어섰다. 2022년 8월 이후 29개월째 멈춰 있던 B737-8 인도도 재개됐다.
대한항공은 연말까지 B737-8 1대를 포함해 15대를 추가 도입, 평균 기령을 2026년 10.2년으로 낮춘다는 내부 목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해 신규 기재가 전무했던 제주항공도 올 1월부터 매달 한 대꼴로 B737-8을 받아 4대를 확보했다. 같은 기종 두 대를 추가로 받으면 보유 항공기 가운데 최신기 비중이 15 %까지 올라간다. 회사 측은 "연료 효율이 15% 개선돼 국제 유가 변동에도 운항 원가를 안정적으로 관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중·장거리 전용사 에어프레미아는 B787-9 두 대를 더 늘려 연말까지 보유 대수를 9대로 확대할 계획이다. 티웨이항공도 B737-8 두 대와 B777-300ER 한 대를 들여와 대형기 운용 기반을 갖췄다. 티웨이는 오는 9월 인천–시드니 직항 취항을 추진 중이다.
변화의 배경에는 보잉 생산 라인의 회복세가 있다. 보잉은 올해 2분기에만 상업용 항공기 150대를 인도해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63 % 늘렸다. 1 분기 인도량도 130대로 57% 증가했다. 코로나19로 급감한 항공 수요, 737-9 플러그도어 사고, 2023년 7주 총파업까지 겹치며 지난해 인도량이 348대에 머물렀으나, 안전 공정이 현장에 안착하면서 회복 속도가 눈에 띄게 빨라지고 있다.
미 연방항공청(FAA)은 사고 이후 737 시리즈 월간 생산량을 38대 이하로 제한했으나, 최근 품질 관리 개선을 확인하고 상한선을 42대로 상향하는 방안을 협의 중이다. 상한이 완화되면 국내 항공사들의 기재 확보 일정도 한층 앞당겨질 전망이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보잉이 완전 정상 궤도에 올랐다고 단정하긴 이르지만, 지난해의 극심한 공급 불안은 벗어난 상태"라며 "국적사들은 확보된 기재를 바탕으로 국제선 증편과 신규 노선을 본격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더퍼블릭 / 양원모 기자 ilchimwang@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