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리원자력본부 전경 [사진=고리원자력본부]](https://cdn.thepublic.kr/news/photo/202508/272535_273185_2019.png)
[더퍼블릭=양원모 기자] 고리 4호기가 가동 연한 만료로 멈추면서 '전력 공백'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7일 한국수력원자력(이하 한수원)에 따르면 부산 기장군에 있는 고리 4호기는 지난 6일 오후 3시 출력을 '제로'로 내렸다. 1985년 8월 운영 허가를 받은 뒤 40년 만이다. 이 기간 고리 4호기는 부산 시민 전체가 13년간 쓸 수 있는 전력(2773억㎾h)을 생산했다.
이날 중지로 고리 1~4호기는 2017년 고리 1호기, 2023년 고리 2호기, 2024년 고리 3호기에 이어 모두 가동을 중단하게 됐다.
고리 1~4호기는 문재인 정부 시절 탈원전 정책으로 계속 운전 신청 시점이 미뤄지면서 승인 심사 절차가 꼬였다. 고리 2호기는 가동 만료를 불과 1년 앞둔 2022년 4월에서야 신청서를 올렸고, 3·4호기도 뒤따라 지연됐다. 현재 3기는 원안위 결정을 기다리고 있다.
이재명 정부에서도 탈원전 흐름이 이어진다면 2030년 이전에 1980년대 착공된 원전 10기, 총 8450㎿가 줄줄이 멈춘다. 올 12월에는 전남 영광 한빛 1호기, 내년 9월과 11월엔 각각 한빛 2호기와 월성 2호기, 2027년에는 월성 3호기·한울 1호기가 가동 한계선에 닿는다.
이는 글로벌 트렌드에 맞지 않다는 지적이다. 해외 원전 운영국들은 전력 수요 급증에 대응, 연한 연장과 신규 원전 건설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인허가 지연으로 멀쩡한 설비를 놀리는 한국 같은 상황은 찾아보기 어렵다는 비판이 나온다.
정부가 확정한 '제11차 전력 수급기본계획'은 최대 전력 수요가 2024년 106GW에서 2038년 145.6GW로 37% 뛸 것으로 보고 있다. AI 데이터 센터, 전기차 확산, 폭염 등으로 더 많은 전력 피크가 예고되는 상황이다. 계속 운전 승인권을 쥔 원안위가 올해 내 결론을 내지 못하면 설비 교체·시운전을 더해 재가동은 최소 내년 이후로 밀린다.
손양훈 인천대 명예교수는 "날씨와 무관하게 24시간 돌아가는 원전이 가장 유리하다"며 "계획보다 전력 수요가 빨라지면 수급 차질이 불가피하다"고 <조선일보>에 말했다. 이종호 서울대 객원교수도 "미국은 서류 적합 시 인허가 전 가동을 허용한다"며 "계속 운전 제도 개선과 심사 속도전이 시급하다"고 같은 매체에 강조했다.
더퍼블릭 / 양원모 기자 ilchimwang@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