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구 MG손해보험 본사 [사진=연합뉴스]](https://cdn.thepublic.kr/news/photo/202507/269773_270282_564.jpg)
[더퍼블릭=양원모 기자] 정부의 기업 금융 활성화 정책으로 국내 M&A 시장이 들썩이는 가운데 보험업계만 '체력 부족'으로 매각 시도가 번번이 좌절되고 있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현재 M&A 시장의 대표적인 보험사 매물은 MG손해보험, 롯데손해보험, KDB생명 등이다.
이들은 모두 수차례 주인 찾기에 실패한 '단골 매물'들이다. KDB생명은 2014년부터 총 여섯 차례 매각이 무산됐고, MG손해보험도 2023년부터 다섯 번의 인수 시도가 실패로 돌아갔다. 최근 MG손보 인수를 추진했던 메리츠화재는 노조의 강력한 반발로 실사조차 못 한 채 우선협상 대상자 지위를 반납했다.
매각 실패 핵심 원인은 '재무 건전성 악화'다. MG손보의 지급여력비율(K-ICS)은 -18.2%로 업계 최저 수준이며, 롯데손보 역시 1분기 말 K-ICS 비율이 경과 조치 전 119.9%로 금융당국 권고 기준인 130%를 밑돈다. 새 국제회계기준(IFRS17)과 K-ICS 도입으로 자본 확충 부담이 커지면서 올해 1분기 전체 보험사의 평균 지급여력비율은 3년 만에 200% 아래로 떨어졌다.
KDB생명의 경우 1조원대 증자를 앞두고 있지만, 6000억원 이상의 추가 자본 투입이 필요한 상황이다. 지난해 하나금융지주와의 인수 협상도 부실한 재무구조가 발목을 잡아 결렬됐다.
롯데손보는 사모펀드(PEF) JKL파트너스가 최대주주로 있는 지배 구조에서 비롯된 문제가 더해졌다. JKL파트너스가 요구하는 2~3조원대의 매각가는 시장 기대치인 1조원 중반을 크게 웃돌아 협상 자체를 어렵게 만들고 있다. 업계는 "이미 매력도가 떨어진다는 점이 공공연히 알려진 상태"라며 회의적 반응을 보이고 있다.
물론 일부 성공 사례도 있다. 우리금융그룹은 동양생명과 ABL생명을 인수했고, 한화손해보험은 캐롯손해보험 흡수합병을 결정했다. 하지만 이는 일부 대형 금융사의 비은행 포트폴리오 강화 전략일 뿐, 시장 전반의 온기로 이어지긴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특히 ABL생명은 다시 시장에 나올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나온다. K-ICS 비율 168%로 상대적으로 건전한 재무 상태를 보이고 여의도 사옥과 부산타워 등 2000억원 규모의 부동산 자산도 보유하고 있지만, 과거 저축성 보험 판매 비중이 높았던 점이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새 회계제도에서 저축성 보험은 보험계약마진(CSM) 확보에 불리하고 건전성 지표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한 보험업계 관계자는 "건전성과 수익성 지표부터 개선해야 매물로 나온 보험사들에 대한 인수를 고려할 수 있을 것"이라며 "단순한 재무 지표를 넘어, 내부 리스크 관리 역량과 장기적 지속 가능성을 갖추지 못한 매물은 더 이상 시장에서 매력을 갖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더퍼블릭 / 양원모 기자 ilchimwang@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