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T 위약금 면제 발표 후 이탈자 1만7000명 넘어…KT·LG유플러스, 가입자 유치전 가열

[더퍼블릭=이유정 기자] SK텔레콤이 사이버 침해 사고 이후 자사 가입자의 타사 이동에 따른 위약금을 면제하기로 결정하면서 통신사 간 번호이동 경쟁이 본격화되고 있다.

8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전날 SK텔레콤에서 타 통신사로 이동한 가입자 수는 1만7488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 5월 3일 기록한 2만2404명 이후 가장 큰 규모다.

이 중 SK텔레콤에서 KT로 이동한 가입자는 8336명, LG유플러스로 이동한 가입자는 9152명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SK텔레콤의 가입자 순감 폭도 5일 3865명에서 6,675명으로 확대됐다.

전날 통신 시장 전체에서 발생한 번호이동 건수는 3만618건으로, SK텔레콤의 위약금 면제 발표 이후 빠르게 증가하는 추세다. 이달 초까지만 해도 하루 1만명 초반대에 머물던 번호이동 건수는, 위약금 면제가 시작된 5일 1만9323건으로 늘어난 데 이어 전날에는 다시 1만건 이상 증가했다.

다만 이는 일요일인 6일 개통이 이뤄지지 않아, 일부 개통 건이 누적 집계된 수치라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

SK텔레콤은 지난 4월 해킹 사고 발생 이후 가입자 이탈이 본격화되자 유심 무상 교체 서비스 등으로 방어에 나섰다. 이에 따라 5월 이후 이탈 속도는 다소 둔화됐고, 6월 25일부터는 유심을 통한 정상 영업이 재개되면서 일시적으로 가입자 증가세도 나타났다.

그러나 위약금 면제가 적용되면서 다시 이탈이 급증하는 양상이다. 면제 대상은 4월 18일 24시 기준 SK텔레콤 이용자 중, 4월 19일 00시부터 이달 14일 24시 사이에 번호이동을 신청하거나 이미 이탈한 가입자다. 통신업계는 해당 기간 동안 SK텔레콤의 가입자 감소세가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한편, KT와 LG유플러스는 SK텔레콤 이탈자 확보를 위한 공격적인 마케팅에 나서고 있다. 이 과정에서 통신 3사 간의 갈등도 고조되고 있다. SK텔레콤은 전날 KT가 불법 보조금과 공포 마케팅을 사용하고 있다며 방송통신위원회에 정식 신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위약금 면제 종료일인 14일까지 이탈 추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은 가운데, 통신업계 전반의 긴장감도 고조되고 있다.

더퍼블릭 / 이유정 기자 leelyjwo@thepubli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