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안 바꾸면 인생 털린다?”...SKT 위약금 면제에 통신사, 해킹 마케팅 논란

“지금 안 바꾸면 인생 털린다?”...SKT 위약금 면제에 통신사, 해킹 마케팅 논란

  • 기자명 이유정 기자
  • 입력 2025.07.07 1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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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더퍼블릭=이유정 기자] SK텔레콤이 대규모 해킹 사건 이후 고객 보호 대책으로 번호이동 위약금 면제를 발표하자, KT, LG유플러스 등 경쟁사들이 이에 편승해 공격적인 마케팅에 나서면서 통신 시장이 과열 양상을 보이고 있다. 일부 유통 채널에서는 사실상 불법 보조금까지 감지되며, 건전한 시장 질서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6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은 지난 4일  최근 발생한 해킹 사고와 관련해 번호이동한 고객과 오는 14일까지 번호이동을 신청하는 가입자에 대해 통신 위약금을 면제한다고 발표했다. 해당 조치는 해킹으로 인한 고객 불안을 완화하고 이용자 선택권을 보장하기 위한 조치다.

그러나 SKT의 조치가 발표되자마자 KT와 LG유플러스는 이를 기회 삼아 이탈 고객 유치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유통망에서는 ‘SKT 위약금 면제 확정! 쓰던 폰 그대로 오세요’, ‘이번에 안 바꾸면 나중에 우리 아이가 겪게 됩니다’ 등 자극적인 문구가 난무하고 있다. 

특히 일부 문구는 “해킹은 내 정보를 털기 시작해서 나중엔 내 인생까지 털린다”는 식의 공포 조장을 넘어선 표현까지 사용되고 있는 실정이다.

문제는 이 같은 마케팅이 실제 피해 사실에 기반한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위약금 면제 결정과 같은 날 발표된 정부와 민간 전문가들로 구성된 SKT 해킹 사고 민관 합동 조사단의 중간 발표에 따르면, 이번 사고로 인한 2차 피해나 고객 계정 유출로 인한 금전적 손해 등은 현재까지 확인되지 않았다.

그럼에도 KT, LG유플러스 등 경쟁사들은 해킹 이슈를 부각해 소비자들의 불안을 자극하고 있는 것으로 지적된다. 통신업계는 소비자 입장에선 정보 부족 속에 과도한 마케팅 문구에 현혹될 수밖에 없다는 우려가 나온다. 정보보호 사고를 상업적 기회로 활용하는 방식은 자제돼야 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마케팅 과열은 일부 유통 채널에서 불법 보조금 지급 움직임으로 이어지고 있다. 특히 '성지'로 불리는 강변 테크노마트 등지에서는 전날부터 갤럭시 S25(256GB 모델)가 통신 3사 번호이동 조건으로 5만~15만원대에 판매되고 있는 상황이다.

갤럭시 S25의 출고가는 135만3000원이며, SKT 기준 공시지원금 50만원(10만9000원 요금제 기준)을 적용하더라도 정가 대비 최대 80만원 상당의 추가 보조금이 지급된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단통법) 위반 소지가 있는 불법 보조금일 가능성이 높다.

SKT의 위약금 면제 조치 기한인 오는 14일까지는 아직 1주일 가까운 기간이 남아 있어, 통신 3사 간 번호이동 유치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더퍼블릭 / 이유정 기자 leelyjwo@thepubli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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