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용현 넥슨코리아 개발 부사장 겸 넥슨게임즈 대표가 24일 경기 성남시 창조경제혁신센터에서 열린 넥슨 개발자 콘퍼런스(NDC) 기조강연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https://cdn.thepublic.kr/news/photo/202506/267937_268334_2442.jpg)
[더퍼블릭=양원모 기자] 박용현 넥슨게임즈 대표이사가 선도 게임사들이 살아남으려면 빅플레이어만이 만들 수 있는 '빅게임'으로 승부해야 한다고 밝혔다. 빅게임이란 콘텐츠가 방대하고 완성도가 높은, 기존 게임을 초월하는 작품을 의미한다.
박 대표는 지난 24일 경기 성남시 분당구에서 열린 '넥슨 개발자 콘퍼런스 2025(NDC 2025)' 기조연설에서 "국내 게임 시장이 일종의 정체에 빠졌다"고 진단했다. PC방 및 스팀 랭킹 상위권은 출시된 지 10년이 넘은 구작들이 차지하고 신작 히트 사례는 드물다. 모바일 시장 역시 성장이 멈췄고 유튜브, SNS 같은 비게임 콘텐츠와 치열하게 경쟁하는 상황이다.
박 대표는 이처럼 시장이 포화 상태에 이르자 기업들이 서로 간 영역을 넘보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박 대표는 "패키지 중심의 글로벌 게임사들이 라이브 서비스를 시도하고 있다"며 "중국 개발사들도 내수용 게임에서 벗어나 글로벌 시장에 눈을 돌리고 있다"고 말했다.
박 대표는 이런 '무한 경쟁' 시대에 방어적 자세로는 생존할 수 없으며, 과감하게 밖으로 나가는 공격적인 전략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규모가 작은 회사는 좋은 아이디어로 소규모 게임에 배팅해 성공을 노릴 수 있지만, 큰 회사는 그런 방식으로는 몸집을 유지하기도 힘들다"며 "선도 기업이자 빅 플레이어인 회사가 살아남기 위해서는 빅플레이어가 잘 할 수 있는 빅게임으로 승부를 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빅게임을 "규모와 퀄리티 양면에서 글로벌 시장의 기존 강자들과 경쟁해 이길 수 있는 타이틀"로 정의하며 "그동안 만들어오던 게임을 '초월'하는 것"이 빅게임의 핵심이라고 설명했다.
박 대표는 한국 게임사들이 빅게임을 만들 경쟁력은 충분하다고 분석했다. 서구권 대비 낮은 개발비, 세계적인 라이브 서비스 운영 경험, K-컬처의 인기, 빅게임 개발 경험 축적 등이 명확한 강점이 있기 때문이다.
다만 이 장점들은 시간이 지날수록 축소될 것이라는 게 박 대표 생각이다. 그는 "우리의 개발 비용도 꾸준히 상승 중이고, 해외 개발사들도 라이브 서비스 경험이 늘어날 것"이라며 "시장을 뚫을 기회로 주어진 시간은 앞으로 수년뿐"이라고 못 박았다.
박 대표는 글로벌 시장 공략을 위해선 과거의 개발·마케팅 방식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제언했다. 출시일에 임박해 2개월 정도 마케팅을 집중하는 방식은 인구 밀도가 높은 한국에서나 효율적인 방식이란 것이다. 박 대표는 "'원신'이나 '검은신화: 오공'처럼 출시 수년 전부터 게임의 방향성을 예고하는 매력적인 트레일러를 공개해 화제성을 끌어올려야 한다"고 역설했다.
박 대표는 "이런 게임을 만들자고 영상을 보여주면 실제로 할 줄 알거나, 만들고 싶은 사람들이 모여 퀄리티를 높이기에 유리하다"며 "개발·마케팅·조직 운영 전반의 구조적 전환이 필요하다"고 피력했다. 박 대표는 "비빔밥은 알지만 비빔냉면은 모르는 요리사가 밥을 면으로만 바꾼 것처럼 기존 경험이 무의식적 목표를 비틀 수 있다"며 진정한 차별화를 강조했다.
박 대표는 "앞으로도 영원히 기회의 문이 열려 있으리란 보장은 없다"며 "알고 있든 처음 보든 문제를 빨리 풀어 빅게임으로 시장을 뚫어야 한다"고 호소했다. 그러면서 "이번 행사가 우리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함께 고민하는 시간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NDC 2025는 24일부터 26일까지 넥슨 판교 사옥과 경기창조경제혁신센터에서 개최된다. 코로나19 이후 6년 만의 오프라인 공개 행사로, 생성형 AI 활용과 IP 확장 등 최신 이슈를 다루는 49개 세션이 마련됐다.
더퍼블릭 / 양원모 기자 ilchimwang@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