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퍼블릭=정진철 기자] “역사를 모르면 미래가 없다.”
이 짧지만 강력한 문장은 오늘날 사회 전반에 걸쳐 되새겨야 할 경고로 다시 주목받고 있다. 세계 각지에서 벌어지고 있는 정치·사회적 혼란 속에서, 역사로부터 배운 교훈을 망각한 채 유사한 실수를 반복하는 모습이 자주 포착되고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인류가 수천 년의 역사 속에서 수많은 시행착오와 갈등을 겪으며 발전해왔음에도 불구하고, 사회 구성원들이 역사적 사실을 올바로 이해하지 못할 때 동일한 오류가 재현된다고 지적한다.
최근 국내에서는 일제강점기 역사 교육 축소 논란, 5·18 민주화운동 왜곡 시도 등 역사 인식에 대한 갈등이 커지고 있다. 이에 대해 이진우 교수(서울대학교 역사교육과)는 “정확한 역사 교육은 단순한 과거의 회상이 아니라, 현재를 이해하고 미래를 설계하기 위한 필수 조건”이라며 “청소년뿐 아니라 전 국민이 역사적 사고력을 갖출 수 있는 구조가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국제 정세에서도 마찬가지다. 유럽에서는 극우 세력의 재부상, 미국에서는 과거 인종차별 정책의 유산을 둘러싼 사회적 갈등이 다시 고조되고 있다. 역사를 잊은 사회가 어디로 향하는지를 보여주는 경고 신호들이다. 역사교육을 강화하고, 다양한 시각에서 과거를 되짚을 수 있는 사회적 기반이 마련되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교과서뿐 아니라 대중문화와 미디어, 지역사 탐방 등 다양한 방식으로 국민들의 역사 접근성을 넓히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과거를 이해해야 현재를 올바로 읽을 수 있고, 그래야만 더 나은 미래를 설계할 수 있다.” 역사가 아놀드 토인비의 이 말처럼, 우리 사회는 지금이야말로 역사를 되돌아보며 다시 나아갈 방향을 모색해야 할 때다. 우리나라 근.현대사를 이해하려면 조선시대 이후 일제 강점기, 한국전쟁(6.25전쟁)을 거쳐 남북분단과 대한민국 건국과정을 제대로 알아야 국민성을 회복할 수 있다. 우선 조선시대 백성의 삶을 살펴본다.
![[기획특집] "역사를 모르면 미래가 없다" 반복되는 과거의 교훈... "다시 조선?"/ 출처=캐내네 스피치](https://cdn.thepublic.kr/news/photo/202506/266677_266956_516.jpg)
조선시대 백성들의 삶이 극도로 고통스러웠으며, 이는 결국 조선 왕조의 멸망을 백성들이 슬퍼하기는커녕 담담히 받아들이게 된 배경이 되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함재봉 한국학술연구원 원장은 조선 백성들의 비참한 현실을 여러 근거를 통해 설명하며 이같이 밝혔다.
가혹했던 수탈과 자구책: 애절양(哀絶陽)과 자매(自賣)
조선 후기 백성들은 과도한 세금과 군역에 시달렸다. 정약용의 시 '애절양'에 묘사된 것처럼 군포 부담을 견디지 못해 스스로 성기를 자르는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남성까지 등장했다. 심지어 갓난아기에게까지 군포를 부과하는 등 가혹한 수탈이 만연했다.
또한 흉년에는 굶주림을 피하고자 자식을 파는 '자매'가 공공연하게 이루어졌다. 이는 '심청전' 이야기의 배경이 되기도 한 것으로, 당시 백성들의 비참한 삶을 여실히 보여준다.
현실 외면한 지식인과 외면받은 백성
급변하는 세계 정세 속에서도 조선의 지식인들은 서양 문물을 배척하고 낡은 관념에 갇혀 있었다는 지적도 나왔다. 화서 이항로 선생은 서양인을 '금수(禽獸)'에 비유하며 가르칠 수도 없는 존재로 여기는 등 시대의 변화를 읽지 못했다.
조선에 방문했던 카톨릭 신부들의 기록은 당시 조선 사회의 부패와 백성들의 비참한 삶을 생생하게 증언한다. 정직한 관리는 찾아보기 어려웠고, 백성들은 관리, 밀수꾼, 경찰, 군인, 도적떼 등에게 끊임없이 수탈당했다. 사유재산권이 보장되지 않아 백성들은 자포자기 상태에 빠졌으며, 정부는 '도둑질을 위한 장치'에 불과했다는 혹평까지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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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균 수명 23세…열악한 삶의 조건
19세기 조선인의 평균 수명은 공식적으로 23세에 불과했다. 이사벨라 버드 비숍 여사의 기록에 따르면 조선의 수도 한양조차 기본적인 사회 기반 시설이 전무했으며, 질병이 만연하고 천연두는 풍토병처럼 여겨졌다. 특히 여성들은 극도로 열악한 환경에 놓여 조혼 풍습, 열악한 위생, 출산 후 부적절한 산후 조리 등으로 인해 고통받았다.
엄격한 신분 사회와 왕조 멸망에 대한 무관심
조선은 인구의 5% 미만이 사대부였고, 그 안에서도 소수만이 권력을 누리는 엄격한 신분 사회였다. 대다수의 백성들은 차별과 냉대를 받았으며, 이러한 상황은 조선 왕조의 멸망을 백성들이 슬픔보다는 새로운 사회에 대한 기대로 받아들이게 된 원인이 되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결론적으로 함재봉 원장은 조선 말기 백성들의 극도로 피폐했던 삶이 왕조의 멸망에 대한 무관심 혹은 새로운 시대에 대한 기대로 이어졌음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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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퍼블릭 / 정진철 기자 jeong3448@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