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와 한덕수 무소속 대선 후보 [사진=연합뉴스]](https://cdn.thepublic.kr/news/photo/202505/261512_261038_1351.jpg)
[더퍼블릭=양원모 기자] 보수 진영에서 단일화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면서 반세기 전 프랑스 정치권의 '퐁피두 현상'이 재조명되고 있다. 6·3 조기 대선이 사실상 '이재명' 대 '반이재명 빅텐트' 구도로 치러질 예정인 가운데 1968년 프랑스와 현재 정국의 유사성이 주목받고 있는 것이다.
1968년 5월 프랑스는 학생 시위와 노동자 파업으로 국가 기능이 마비되는 수준의 혼란에 빠졌다. 초기 위기 대응에 실패한 샤를 드골 당시 대통령은 결국 사임했고, 대다수는 야당의 정권 교체를 예상했다. 그러나 뜻밖에도 이듬해 대선에선 드골의 후계자 조르주 퐁피두가 58.2%라는 압도적 지지로 승리했다.
퐁피두는 선거 과정에서 '질서 회복'과 '점진적 개혁'을 공약으로 내세워 중도층을 효과적으로 끌어모았다. 시위 초기 여론은 학생·노동자의 요구에 공감했으나, 무질서와 폭력성이 노출되면서 좌파 시위에 대한 피로감과 사회주의 정부 재현에 대한 국민적 불안감이 보수 결집으로 이어졌다.
이는 한국 정치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는 지적이다.
현재 보수 진영에선 한덕수 전 국무총리가 '반이재명 빅텐트'의 구심점으로 거론된다. 한 전 총리는 노무현·윤석열 정부에서 모두 국무총리를 역임하며 좌우를 아우르는 경험을 강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외교 통상 분야에서의 전문성도 혼란기에 대한 대응 능력으로 평가받는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의 지지율이 과반을 넘었다는 여론 조사 결과가 곳곳에서 나오고 있지만, "이재명은 안된다"는 불가론을 고수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이에 자질과 경륜, 도덕성 측면에서 강점을 보유한 인물을 중심으로 중도와 우파가 결집한다면 지금처럼 '기울어진 운동장'에서도 이 후보의 당선을 저지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보수 진영의 재집권은 과거 프랑스처럼 혼란에 대한 염증과 안정에 대한 갈망을 얼마나 자극하고, 단일대오를 형성해 국민적 공감대를 얻느냐에 달렸다는 분석이고. 미국 공화당도 1854년 '노예제 반대'라는 기치 아래 다양한 세력이 합쳐 대선에서 승리한 역사가 있다.
다만 프랑스와 달리 한국은 경제적 어려움과 촛불혁명의 영향이 남아 있어, 단순한 '반이재명' 구도만으로는 표심을 잡기 어렵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퐁피두 현상의 성공 요인은 혼란기 이후의 안정 수요를 정확히 포착하고 경제 개혁을 통해 신흥 중산층을 흡수한 데 있었다.
이에 단순히 '특정인에 대한 반대 연합'이 아니라 혁신과 통합의 구체적 비전을 제시하는 게 핵심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더퍼블릭 / 양원모 기자 ilchimwang@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