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2일 천대엽 법원행정처장이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구속 취소 결정과 관련한 질의에 답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https://cdn.thepublic.kr/news/photo/202503/254661_253599_847.jpg)
[더퍼블릭=안은혜 기자] 천대엽 법원행정처장(대법관)이 윤석열 대통령 구속취소에 대해 검찰이 즉시항고를 하지 않은 것이 적정한지에 대해 "법원에서 확립된 판례가 없다"며 기존 자신이 했던 발언을 뒤집었다.
천대엽 처장은 지난 1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해 즉시항고 논쟁에서 한 발 물러선 모습을 보였다.
천 처장은 "(즉시항고 도과기간 전 포기서가 제출돼야 하는지 여부는) 법원에서 확립된 판례가 없고, 법무부가 본안(1심 재판)에서 그 부분 판단을 받고 싶다고 해, 재판 사항이 돼버렸기 때문에 제가 거기에 대한 답변을 드릴 수 없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주 열렸던 법사위 회의에서 "즉시항고 기간이 아직 남아있으니 검찰이 즉시항고를 통해 상급심 판단을 받아볼 필요가 있다"는 입장을 밝혀 월권 논란을 일으켰던 장본인이 입장을 바꾼 것이다.
이날 법사위 회의에선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에게 '직무유기 현행범'이라고 발언한 것에 대해 여야 간 공방이 벌어지기도 했다.
박준태 국민의힘 의원의 "공당의 대표가 직접 나서서 (대통령 권한대행을) 체포하라고 협박하는 게 정상적인 국가인가"라고 묻자 천 처장은 "(직무 유기 현행범 체포가) 쉬운 일은 아니"라고 답했다.
천대엽 처장은 노골적으로 민주당 편을 드는 이른바 '망언'으로 강한 비판을 받아왔다.
황교안 전 총리는 자신의 SNS에 "천대엽은 3권분립의 헌법질서를 유린하는 망언을 당장 멈추고 스스로 그 자리에서 물러나라"고 촉구했다.
주프랑스대사관 법무협력관과 광주지검 순천지검장 등을 역임한 김종민 변호사는 자신의 SNS에 "'우리법연구회' 등 논란으로 이미 사법부가 심각하게 정치적으로 오염되었다고 많은 국민들이 생각하고 있는 상황에서 법원행정처장이 그 의심을 확신으로 바꾸는 합리적 빌미를 스스로 제공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언젠가부터 천 처정이 정치인이 된 듯 하다. 알면서 계속 한다면 노골적인 정치행위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 모른고 하는 거라면 법원행정처장 자겨이 없는 것"이라고 비판하며 자중할 것을 당부했다.
'다음 세대 부흥을 위한 청년연합' 민수경 대표는 지난 14일 대법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대한민국 헌법 체제에서 삼권분립은 결코 양보할 수 없는 가치로, 국민의 자유와 권리를 지키고 권력 오남용을 막기 위한 최후의 보루"라며 "그러나 지금 그 근본이 흔들리고 있다. 천 처장은 사법부 중립성과 독립성을 망각하고, 대한민국 헌법 질서를 유린하는 발언을 서슴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정치권의 한 고위관계자는 "천대엽 처장은 우리법연구회 출신 김명수 전 대법원장의 지명으로 그 자리에 앉은거다"라며 "그런데 도 넘은 정치적 발언에 대해서 비판이 이어지니까 기존보다 유보적인 입장을 낸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욕 먹으니 결국 여론의 눈치를 보는 것"이라고 귀띔했다.
더퍼블릭 / 안은혜 기자 weme35@thepubli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