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명태균과 대선-성상납 윤리위 제소도 상의

이준석, 명태균과 대선-성상납 윤리위 제소도 상의

  • 기자명 김종연 기자
  • 입력 2025.03.07 1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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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6월 3일 명태균씨가 페이스북에 올린 사진. 명씨는 사진을 올리며 "이준석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와 비오는 밤 제주에서... 화이팅!"이라고 적었다(조국혁신당 박은정 의원실)
2021년 6월 3일 명태균씨가 페이스북에 올린 사진. 명씨는 사진을 올리며 "이준석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와 비오는 밤 제주에서... 화이팅!"이라고 적었다(조국혁신당 박은정 의원실)

 

[더퍼블릭=김종연 기자]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이 여론조작 사건과 정치자금법 등의 혐의를 받는 명태균 씨와 정치적인 조언을 주고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이 의원은 여의도 정가에서 오가는 일명 ‘찌라시’나 언론사 기자들의 소식까지 전달해주며 돌파구를 마련하는 상의까지 했다. 심지어 명태균 게이트가 번지면서 이 의원에게 화살이 돌아가자 명 씨를 통해 자료를 요구하기도 했다.

7일 ‘뉴스타파’가 입수해 보도한 검찰수사보고서에는 명 씨와 이 의원 간의 카카오톡 메신저 내용이 상세히 담겼다.

지난해 10월 11일 명태균 게이트가 불거진지 약 1개월 쯤 뒤에 이 의원은 오후 8시 9분 명 씨에게 “정진석이니 나경원이니 헛소리하는 거 하나하나 다 반박할테니 명 사장님이 중요한 사실관계들은 필요할 때마다 공유해 주세요”라고 했다.

그러다 명 씨는 “네, 대표님”이라면서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작가와 주고받은 내용의 문자를 캡처해 전달하기도 한다.

2024년 10월 11일 오후 이준석-명태균 카카오톡 내역. 이중 명 씨가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작가와 대화한 내용이 있다. /출처 = 뉴스타파
2024년 10월 11일 오후 이준석-명태균 카카오톡 내역. 이중 명 씨가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작가와 대화한 내용이 있다. /출처 = 뉴스타파

 

캡처된 내용의 배경을 보면, ‘[단독 인터뷰] 명태균 "대통령 만들기가 제일 쉬웠다"’는 기사가 오전 9시 44분 발행됐는데, 이날 명 씨가 일부 수정요청을 했고, 작가라고 입력돼 있는 인물은 요구사항을 괄호로 표기해 수정한 뒤 “명 대표님, 기사 본문에 위와 같이 내용을 추가해 수정했습니다”라고 했다. 이에 명 씨는 “고맙습니다”라고 답했다.

CBS 작가가 수정했다는 내용은 ‘제일 쉬워요. 대통령이. (대통령이 왜 그러냐 건방져서 그런 게 아니고 서울 같으면 구의원 그 다음에 여기 기초 단체 같으면 시의원, 군 같으면 군 의원. 이 선거가 제일 어려운 선거예요. 왜? 평판 선거 거든. 슈퍼나 마트 이런 데 가면 막 명함이 7 8개씩 막 들어오잖아요. 대선은 뭐예요? 홀짝이잖아, 홀짝. 제일 쉬운 게 그리고 왜 쉽냐? 총선 득표율 계산하면 국민의힘하고 민주당하고 한 5~6%도 차이가 안 났을 건데 의석 수는 많이 나도. 그러면 3%만 가져오면 이기는 건데 그 3% 싸움인데 뭐가 어려워요?)’라는 부분이다. 명 씨는 지난 11월 ‘더퍼블릭’과 만난 자리에서도 말한 바 있다.

이 대목이 집중되는 이유는 이 의원이 정진석 대통령 비서실장과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을 거론하면서 “중요한 사실관계들은 필요할 때마다 공유해 주세요”라고 부탁한 지 약 2시간 만에 공유됐다는 점이다. 이 의원은 9월 경 명 씨를 ‘뉴스토마토’ 측에 제보해 명태균 게이트의 시발점이 됐다.

명 씨가 CBS측에 요구해 수정된 실제 기사. /출처 = CBS 네이버 기사 캡처
명 씨가 CBS측에 요구해 수정된 실제 기사. /출처 = CBS 네이버 기사 캡처

 

명 씨는 이후에도 이 의원과 연락하면서 예의를 갖췄다. 명 씨가 ‘더퍼블릭’과 만나 “준석이는 내가 이쪽으로 가라 하면 이쪽으로 가고, 저쪽으로 가라고 하면, 저쪽으로 가는 애”라고 했던 말과 상반돼 보인다.

이에 앞서 오후 1시 11분 경 명 씨는 이 의원에게 ‘매일신문’이 보도한 ‘나경원 "명태균, 전대 개입했다 들어"…이준석 "부정선거론자 초기 증세"’라는 기사를 공유했다. 그러면서 “나 대표 상태가 안 좋네요”라고 했고, 이 의원은 “걱정마세요”라고 답했다. 명 씨는 이어 “저의 불찰로 미안합니다”라고 하자, 이 의원은 “하도 사람들이 알지도 못하면서 이상한 소리를 많이 해서 정확히 반박하고 있습니다”라고 답했다. 그러자 명 씨는 “화이팅!!!”이라고 답했다.

2022년 6월 19일에도 성상납 사건으로 국민의힘 중앙 윤리위원회에 회부 됐을 당시에도 이 의원은 명 씨에게 ‘찌라시’를 공유하면서 “누가 만든 내용인데 정확하게 보고 있다”라고 했고, 명 씨는 “대부분 내용이 제가 항상 떠드는 얘기들이다. 대표님 어떠한 사항이 벌어져도 대표님을 꼭 지켜내고 제다 대표님 꼭 대통령 만들어 낼 거다. 내일 김종인 위원장 뵈러 간다. 걱정하지 마라”라고 했다. 그러자 이 의원은 “예 사장님 감사합니다”라고 했다.

이에 앞선 2022년 4월 22일 이 의원과 명 씨는 윤리위 회부 건에 대해 상의했다. 명 씨는 “원내대표 대행 체제로 가서 사실상 당권을 장악하려는 반란”이라고 했다. 이어 “대표님, 대통령 당선인과 사모님은 이준석 대표님에 대한 동반자로서의 신뢰가 확고 하다. 당선인 의중을 주변 사람들이 왜곡하는 것 같다”라고 했다. 이 의원은 이어 “정신 나간 사람들이 끝까지 일을 키우네요”라고 했다.

명태균 씨가 이준석 의원과 지난 2022년 윤리위에 성상납 사건으로 회부됐을 당시 주고 받은 카카오톡 내역. /출처 = 뉴스타파
명태균 씨가 이준석 의원과 지난 2022년 윤리위에 성상납 사건으로 회부됐을 당시 주고 받은 카카오톡 내역. /출처 = 뉴스타파

 

명 씨는 김건희 여사를 수차례 언급하면서 김 여사를 통해 윤리위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했고, 이 의원은 “이 상황에서 지금 사모가 개입해봐야 뭐가 있겠느냐. 오늘 MBN나가서 000이 헛소리 했다는데, 이미 컨트롤이 안 되는 거다”라고 했다.

김소연 변호사는 지난해 11월 18일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과의 전화인터뷰에서 “실질심사 때 갑자기 증거인멸의 염려 부분에서 검사님께서 그 내용을 PPT로 띄워놓고 저희는 몰랐는데 그 (명태균) 선불폰으로 이준석 의원하고 함성득 교수와 통화해서 진술을 맞추려고 했다 이렇게 명확하게 말했다”라고 명 씨의 구속영장 실질심사 당시 검찰이 이 의원과 명 씨가 증거인멸을 시도한 것으로 봤었다는 내용을 설명한 바 있다.

이 의원은 명 씨와 유착이 없었다며 혐의를 부인해 왔다.

이 의원은 지난해 12월 18일 채널A의 한 프로그램에 출연해 “저는 명태균 사장한테 여론조사로 도움받은 거 하나도 없고 그리고 돈 한 푼 주고받은 적 없다”라고 했다. 같은 달 20일에도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저는 어느 누가 공천 관련해서 얘기해도 전략공천에 대해서 물어보면 딱 원래 전략공천 사전적 정의에 대해서 얘기해 줬다”라고 밝혔었다.

올해 1월 MBC라디오의 한 프로그램에서도 “이미 수사보고서라고 흘러나온 걸 보니까. 다른 거는 잡담”이라고 한 바 있다.

더퍼블릭 / 김종연 기자 jynews1@thepubli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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