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퍼블릭=홍찬영 기자]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미국에 수입되는 철강과 알루미늄 제품에 25%의 관세를 부과할 것임을 공식 발표했다. 특히 이번에 발표된 새 관세는 한국이 적용받던 기존 면세 쿼터는 폐기된다. 이에 미국 수출 비중이 많은 국내 철강업계는 수익성에 큰 타격이 불가피해지게 되면서, 생존 전략을 모색하는 데 분주한 모습이다.
11일 연합뉴스 등 국내외 언론 보도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예고한 대로 10일(현지 시간) 모든 철강 및 알루미늄 수입품에 25% 관세를 부과한다는 조치에 서명했다.
이날 서명한 포고문에는 집권 1기 때인 2018년 철강제품 25% 관세를 부과하면서 일부 예외를 적용했던 한국 등에도 일률적으로 25% 관세를 적용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관세 적용 시행 시점은 내달 12일로 확인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앞서 첫 임기 때인 2018년에도 '무역확장법 232조'를 적용해 국가 안보를 이유로 철강 제품에 25% 관세를, 알루미늄 제품에 10% 관세를 각각 부과한 바 있다.
다만 당시 한국은 미국과의 협상을 통해 매년 263만 톤까지는 무관세로 미국에 수출할 수 있는 쿼터제에 합의했다.
미국은 한국과 일본, 유럽연합(EU) 등을 상대로 철강 쿼터제를 시행하고 있다. 쿼터제 합의따라 한국은 무관세를 피하는 대신 263만 톤을 넘어서는 물량을 미국에 수출할 수 없고 미국에서 생산하기 어려운 제품이라고 인정 받은 경우에만 추가 수출이 가능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이날 발표에 따라 내달 12일부터는 한국도 예외 없이 철강·알루미늄 수출 물량에 일괄적으로 25% 관세를 적용받게 되는 것이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국내 철강 업계는 깊은 고민에 빠졌다. 한국 철강 수출액 중 미국 비중은 최근 몇 년간 연평균 13%에 달하는데, 이번 관세 조치로 인해 수익성에 치명적인 타격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심지어 대미 철강 수출은 사실상 전면 중단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업계 안팎에서 들려오고 있다.
다만 일각에서는 지나치게 부정적인 전망에 대해서도 경계하는 모습이다. 멕시코·캐나다에 관세 부과를 엄포 후 시행 직전 유예하는 등 '트럼프 대통령의 스타일'을 감안하면 철강 관세 부과 역시 언제든 바뀔 수 있다는 점에서다.
한편 국내 철강사들은 트럼프의 관세전쟁에 대응하기 위해 미국 안에 제철소를 짓는 계획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
현대제철은 10조 원 이상의 자금을 투입해 자동차용 강판을 생산하는 공장을 짓는 안을 추진 중이다. 포스코 역시 합작법인 등의 형태로 미국 현지 생산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더퍼블릭 / 홍찬영 기자 chanyeong8411@thepubli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