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퍼블릭=홍찬영 기자] 원·달러 환율이 금융위기 이후 최고 수준으로 치솟으면서 건설업계의 한숨도 깊어지고 있다. 건설업계 침체가 장기화되고 있는 가운데 고환율로 공사비가 더 올라가면 분양전망은 더욱 안갯 속에 빠질 것이란 우려다
27일 서울 외환시장에 따르면, 원·달러 환율은 오전 11시 기준 1482.6원을 기록했다. 환율이 1480원을 돌파한 것은 지난 2009년 3월 16일(1488.0원) 이후 15년 9개월 만이다.
환율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대선 승리와 '12·3 비상계엄' 이후로 급등하기 시작했고, 한번 올라간 환율은 좀처럼 내려오지 않고 있는 상태다. 이 추세대로라면, 내년 1월 1500원을 돌파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고환율 장기화는 건설사에 큰 악재다. 환율이 상승하면 수입해 오는 원자재 가격도 상승하기 때문에 원가 부담이 커지게 된다.
안 그래도 건설업계는 지속되는 공사비 상승으로 힘겨운 상태다, 건설 공사에 투입되는 재료, 노무, 장비 가격 변동을 나타내는 건설공사비지수(2020년=100)는 2019년 10월 98.73이었는데 2021년 10월 116.79까지 상승했고 올해 10월에는 130.32로 최고치를 경신했다. 4년 전 대비공사비가 30% 이상 올랐다는 뜻이다.
공사비 상승으로 현재 정비사업지 곳곳에서는 사업이 원활하게 진행되지 않고 있다. 조합이 시공사를 교체하거나 법적 다툼을 벌여 사업이 지연되고 있는 것이다.
또한 공사비가 높아지면 자연스레 분양가 상승도 촉발된다. 이미 주택 시장은 고금리로 인한 이자부담과 내수 부진에 따라 투자 심리가 위축된 상황에서. 여기에 분양가마저 상승하게 되면 시장의 한파는 더욱 거세질 것이란게 업계의 중론이다.
이같은 상황에서 대내외 불확실성이 맞물려 나타난 고환율이 장기화가 된다는 것은 건설업 불경기에 기름을 붓는 격이라는 평가다.
이에 국내 건설사들은 촉각을 곤두세우며 최근 보유 외화 기준으로 환노출 위험을 주기적으로 평가하며 리스크 관리에 돌입한 상태다.
한 건설업계 관계자는 “환율 상승은 곧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이어져 건설공사비 상승을 초래한다”면서 “공사비 변동은 건설사 실적에 가장 큰 영향을 주는 요소로, 현재 전사적 차원에서 대응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고 했다.
더퍼블릭 / 홍찬영 기자 chanyeong8411@thepubli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