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정 향하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사진제공=연합뉴스]](https://cdn.thepublic.kr/news/photo/202412/244236_241936_4011.jpg)
[더퍼블릭=양원모 기자] 미국 정부가 메모리 반도체 제조업체 마이크론테크놀로지에 약 8조 8000억원 규모의 반도체 보조금을 확정하면서 아직 협상을 진행 중인 삼성전자, SK하이닉스의 마음이 급해졌다. 이로써 바이든 행정부에서 보조금 수령을 확정한 반도체 기업은 총 8곳이 됐다.
바이든 행정부는 반도체 자급자족을 강화하고, 중국 등 주요 경쟁국과의 기술 격차를 줄이기 위해 반도체법(CHIPS Act)을 제정해 글로벌 반도체 기업들의 미국 투자 유치를 적극 지원하고 있다.
미 상무부는 10일(현지 시각) 마이크론에 지급될 보조금이 법적 구속력을 갖춘 최종 계약을 통해 확정됐다고 발표했다. 마이크론은 보조금을 활용해 뉴욕주, 아이다호주에 새 반도체 공장을 건설할 계획이다. 앞샤 TSMC는 66억 달러, 인텔은 78억6600만 달러, 글로벌파운드리스는 15억 달러의 보조금을 확정했다.
반면 삼성전자, SK하이닉스는 협상이 지연되고 있다. 삼성전자는 바이든 행정부와 보조금 64억 달러를 받기로 잠정 합의했지만 아직 최종 계약을 하지 않았다. 텍사스주에 400억 달러 이상을 투자해 2나노 및 4나노 파운드리 공장을 건설할 예정이지만, 최근 3나노 공정 수율 문제로 TSMC에 파운드리 주도권을 내놓는 상황이 발생하면서 협상이 미뤄지고 있는 것이다.
SK하이닉스도 인디애나주에 첨단 패키징 생산 시설을 조성하고 4억 5000만 달러의 보조금을 받기로 합의했으나, 투자 일정·규모에 따라 보조금이 다소 조정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다만 보조금 지급까지 오랜 시간은 걸리지 않을 전망이다. 바이든 행정부는 임기 종료를 앞두고 모든 보조금 지급을 확정짓기 위해 계약 속도를 높이고 있다. 지나 러몬도 상무장관은 "임기를 마치기 전 모든 반도체 보조금 예산을 배정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트럼프 2기 행정부가 보조금 축소를 추진할 가능성에 대비, 올해 안 최종 계약을 마무리하겠다는 목표다.
보조금 지급이 확정되면 두 회사는 미국 내 투자 조건을 충족해야 한다. 미 정부는 중국 등 우려 국가에 대한 새로운 반도체 제조 시설 설립이나 기존 시설의 생산 능력 확장을 제한할 가능성이 높다. 삼성전자는 낸드플래시 생산 비중이 높은 중국 시안공장, SK하이닉스는 우시·다롄 공장에 대한 투자 조건이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중국 내 소규모 개조나 유지 보수를 진행할 경우에도 미국 정부 승인을 받아야 하는 것이다.
한국 반도체 기업의 중국 의존도는 여전히 높다. 삼성전자 낸드플래시 중국 시안공장 생산 비중은 올해 40%에 육박했고, SK하이닉스는 우시와 다롄에 10나노급 4세대 D램과 낸드플래시 생산시설을 각각 가동하고 있다. SK하이닉스는 D램 약 40%, 낸드플래시 약 30%가 중국 우시·다롄 공장에서 생산된다. 반면 TSMC는 중국에서 28나노급 공장을 난징에 운영하고 있으며 마이크론 역시 중국에 패키징 시설만 가동 중이다.
더퍼블릭 / 양원모 기자 ilchimwang@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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