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퍼블릭=장미란 기자]미국발 ‘R의 공포’(경기침체 공포)로 주말 이후 아시아 증시가 폭락한 가운데 이러한 상황이 ‘이례적’이라는 경제·금융당국의 평가가 나왔다. 지난주 후반 미국 증시가 큰 폭으로 하락한 이후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증시가 과도하게 반응한 측면이 있다는 지적이다.
6일 은행연합회관에서 개최된 긴급 거시경제·금융현안 간담회에서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장관과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김병환 금융위원장, 이복현 금융감독원장, 박춘섭 경제수석 등 참석자들은 이 같은 견해를 밝혔다.
지난주 후반 미국 증시는 7월 고용지표 부진으로 인한 경기 둔화 우려 부각, 주요 빅테크 기업 실적 우려와 밸류에이션 부담, 일본 은행의 금리 인상 후 엔캐리 트레이드 청산, 중동지역 불안 재부각 등이 중첩되면서 큰 폭으로 하락했다.
참석자들은 이러한 요인들에 대한 미국 시장의 평가가 충분치 않은 상황에서 주말 이후 아시아 증시가 먼저 시작되면서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증시가 과도하게 반응한 측면이 있다고 평가했다.
실제 전날 국내 증시는 역대 최대 낙폭을 기록하며 ‘검은 월요일’을 맞았다. 코스피는 8.77% 하락했고, 코스닥도 11.3% 하락하는 최악의 하루를 보냈다.
일본 니케이 지수는 하루 만에 12.4% 하락하면서 1987년 10월 20일 ‘블랙 먼데이’ 이후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홍콩 항셍지수는 1.46% 내리는 등 아시아 증시에 충격이 컸다.
반면 뉴욕증시는 장 초반 급락세를 보였으나 낙폭이 일부 제한되며, 나스닥 지수와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각각 3.43%, 3.00% 하락에 그쳤다.
참석자들은 과거 급락 시에는 실물·주식·외환·채권시장 등에 실질적인 충격이 동반됐던 반면 이번 조정은 해외발 충격으로 주식 시장에 한해 조정돼 과거와는 상이한 이례적 상황으로 봤다.
또 우리 경제가 점차 회복 흐름을 보이는 가운데 외환·자금시장도 양호한 흐름을 나타내고 있고, 정부·한은이 대외 충격에 따른 시장 변동성에 대해 충분한 정책 대응 역량을 갖추고 있다는 데 인식을 같이했다.
이에 시장 참가자들이 지나친 불안심리 확산에 유의하며 차분하고 합리적인 의사 결정을 할 필요가 있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
최상목 부총리는 “중동 지정학적 불안 재확산, 미 대선 등 대외 불확실성이 큰 만큼 당분간 관계기관이 가장 높은 경계감을 갖고 24시간 합동 점검체계를 지속 가동해 달라”고 주문했다.
이어 “시장 변동성이 지나치게 확대될 경우 상황별 대응계획(Contingency Plan)에 따라 긴밀히 공조해 대응하고, 필요시 시장 안정조치들이 신속하게 집행될 수 있도록 관계기관 대응체계 유지에 만전을 기해 줄 것”을 당부했다.
더퍼블릭 / 장미란 기자 pressmr@thepubli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