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역린 건드린 한동훈의 실언...‘보수통합’ 최대 걸림돌로 급부상

與역린 건드린 한동훈의 실언...‘보수통합’ 최대 걸림돌로 급부상

  • 기자명 최얼 기자
  • 입력 2024.07.21 0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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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일 서울 양천구 SBS 스튜디오에서 열린 국민의힘 제6차 전당대회 당대표 후보 방송토론회에 나선 한동훈 후보가 토론을 준비하고 있다(연합뉴스)
 19일 서울 양천구 SBS 스튜디오에서 열린 국민의힘 제6차 전당대회 당대표 후보 방송토론회에 나선 한동훈 후보가 토론을 준비하고 있다(연합뉴스)

[더퍼블릭=최얼 기자]한동훈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의 한마디로 국민의힘이 심리적 분당상태에 빠졌다는 평가가 정치권 안팎에서 나타나고 있다. 유력한 국민의힘 당권 주자인 한 후보가 일 방송토론 과정에서 나경원 후보에게 언급한 발언이 심리적 분당상태로 만들었다는 평가가 제기되는 것이다.

한 후보는 지난 17일 나 후보가 본인에게 패스트트랙 사건 공소를 개인적으로 취소해 달라는 취지로 폭로했다. 구체적으로 방송토론 과정에서 나경원 후보를 향해 "나 후보가 (법무부 장관 시절) 저에게 본인의 패스트트랙 사건 공소를 취소해 달라고 부탁하신 적이 있으시죠? 저는 거기에 대해 '그럴 수 없다'고 말씀드렸다"고 언급한 것이다.

이후 한 논란 하루만에 사과했지만, 다음날 나 후보를 향해 "나경원 후보는 당시 당직도 아니셨고, 개인 차원에서 부탁하신 것"이라고 언급했다. 게다가 한 후보는 19일 열린 마지막 방송토론에서도 "저는 전직 원내대표로서 27명을 대표해서 우리 당 의원, 보좌진을 대표해서 말씀드린 것"이라며 항변하는 나 후보를 향해 '개인 차원의 부탁이 맞다'고 여러 차례 강조했다.

정치권에선 나 후보가 해당 방송 토론이 끝난 뒤 분을 참지 못해 눈물을 보였다는 말까지 돌았다. 두 사람의 고성 토론을 지켜본 원희룡 후보는 토론이 끝난 뒤 기자들에게 "(나경원 후보가) 많이 참은 것 같다. 통곡을 해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잖느냐. 진짜 패스트트랙 속에 피멍 든 사람들 입장을 생각해보시라. 공감한다면 그렇게 이야기할 수 있겠느냐? 어제의 사과는 뭐냐"고 격한 모습을 보였다.

이는 국민의힘 입장에서 패스트트랙 사건이 거대정당인 민주당의 입법폭주를 저지하는 과정에서 일어난 사건인데, 이를두고 한 후보자가 나 후보의 부탁을 개인적인 청탁으로 치부한 것이나 다름없기 때문이다.

국민의힘 전신인 자유한국당은 당시 더불어민주당과 바른미래당, 민주평화당, 정의당 등 4당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법과 검경 수사권 조정 관련 법안, 선거법 개정안 등 세 법안을 신속처리 안건(패스트트랙)으로 지정하지 못하도록 전방위 투쟁을 했다.

황교안 당시 자유한국당 대표는 패스트트랙 처리를 막기 위해 8일 동안 단식하다 쓰러져 병원으로 이송됐고, 패스트트랙 지정에 반발해 당시 박대출 의원과 김태흠·윤영석·이장우·성일종 의원 등이 집단으로 삭발하기도 했다.

당시 원내대표였던 나 후보는 "의원직 총사퇴를 불사하고 맞서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패스트트랙을 둘러싼 당시 진영 간의 갈등이 얼마나 심각했는지를 알 수 있는 대목이다. 결국 국회에서는 여야 의원들 간에 육탄전은 물론이고, 쇠 지렛대와 장도리까지 등장했다. 이 사건으로 기소된 27명의 의원과 보좌진은 5년째 재판받고 있다.

이에 친한계 사이에서도 한 후보자의 이 같은 발언은 실언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캠프 내에서는 '토론에 나가면 흥분하지 말고 말을 아끼라'는 요청도 여러 번 나왔었다고 한다. 그럼에도 한 후보가 이같이 발언한 것을 두고 '검사 시절의 습관을 버리지 못해서'라는 평가도 나온다. 피의자와 대화하는 방식이 대화 습관으로 굳어졌을 수 있다는 우려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한 후보의 이번 발언 이후 '전당대회가 결선까지 가지 않을 것 같다던 당내 분위기는 '결선까지는 가지 않겠나'는 분위기로 변모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아울러 전당대회 이후 당내 갈등봉합이 쉽지않을 것이란 전망도 제기된다.

이에 차기 국민의힘 당대표가 나온다하더라도, 보수통합이 쉽지않아 보인다. 심지어 일부 여권지지층에서는 한 후보가 당대표가 되게 된다면 보수분열을 촉발 시킬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제기된다.

강신업 변호사는 지난 19일 한 후보자가 ‘보수통합’은 커녕, 윤석열 대통령과의 관계로 인해 ‘보수분열’을 촉발시킬 수 있는 인물로 판단된다고 전했다. 강 변호사는 심지어 “전통보수들 마저도 한동훈 지지자와 아닌 지지자로 갈라진다”라며 “한 후보자가 당대표가 되더라도 윤석열 대통령과 호흡을 맞출수 있겠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와 ‘절름발이 당대표’가 될 수 있다”고 걱정했다.

더퍼블릭 / 최얼 기자 chldjf1212@thepubli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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