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당심 70%’ 상향에 당내 반발 확산…“민심 역행” 중도 확장 전략도 흔들

국민의힘 ‘당심 70%’ 상향에 당내 반발 확산…“민심 역행” 중도 확장 전략도 흔들

  • 기자명 오두환 기자
  • 입력 2025.11.25 1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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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대3 입장 변함없다”…장동혁 ‘체제 전쟁론’까지 가세
“민심 줄이는 건 위험한 선택”…윤상현·김용태 등 공개 반발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25일 구미역 광장에서 열린 민생회복과 법치수호 경북 국민대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25일 구미역 광장에서 열린 민생회복과 법치수호 경북 국민대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퍼블릭=오두환 기자] 국민의힘이 내년 6월 지방선거 경선에서 당원 투표 반영 비율을 50%에서 70%로 높이는 방안을 추진하면서 당내 논란이 급격히 확산하고 있다.

중도 확장을 위해서는 민심 비중을 더 키워야 한다는 당내 요구에도 불구하고 지도부가 기존 입장을 고수하며 갈등이 본격화하는 모습이다.

당 지방선거총괄기획단 대변인 조지연 의원은 25일 현역 기초단체장들과의 연석회의 후 “7 대 3 비율(당원 70%·여론조사 30%)에 대한 당의 입장은 명확하다”고 말했다.

조 의원은 “이번 지방선거는 취약한 당세를 확장하는 동시에 민심을 최대한 반영해야 한다”며 “당의 뿌리를 튼튼히 하는 것이 선거의 최대 과제”라고 했다. 당심 상향이 당의 체질 개선과 맞닿아 있다는 뜻이다.

장동혁 대표도 이날 경북 구미에서 기자들과 만나 “당원 권리 확대는 이미 약속한 사안”이라며 “체제가 무너지는데 제1야당이 침묵한다면 존재 의의가 없다”고 말했다. 전날에 이어 이틀 연속 ‘체제 전쟁론’을 강조하며 지지층 결집에 무게를 실은 발언이다.

그러나 당내 반발도 거세다.

5선 윤상현 의원은 “지방선거는 민의 경쟁장”이라며 “민심을 줄이고 당원 비율을 높이는 건 거꾸로 가는 길”이라고 공개 비판했다. 윤 의원은 “당원 투표 비율 상향은 재고돼야 한다”고 했다.

초선 김용태 의원도 KBS 라디오에서 “민주당이 폐쇄적 1인1표제를 논할 때일수록 국민의힘은 유권자 지향 정당이 되어야 한다”며 “개인적으로는 **여론조사 100%**가 맞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날 지방선거 기획단 회의에서도 일부 기초단체장들은 “민주당처럼 ‘개딸당’이 될 수 있다”며 당심 강화의 역효과를 지적했다.

당심 비율을 70%로 높이면 지방선거에서 중도 확장 전략이 약화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특히 수도권 선거를 앞두고 외연 확대가 절실한 상황에서, 당 내부의 ‘당심 강화’ 기조가 오히려 전략적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시각이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최근 일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지선에서 중도로 외연을 넓혀야 한다”는 의견을 밝힌 바 있다. 지도부 기조와의 미묘한 균열이 감지되는 대목이다.

지방선거 경선룰 변경은 당규 개정 사안으로, 최고위원회에서 상임전국위원회 개최를 결정한 뒤 상임전국위에서 최종 의결해야 한다.

중앙당 공천관리위원회가 방식 결정을 맡을 수도 있다.

한편 기획단은 이날 회의에서 청년 인재 영입 강화를 위해 당협별 청년 1명 이상 의무 공천을 지도부에 건의하기로 했다.

경선룰을 둘러싼 당심·민심 갈등이 격화되면서 국민의힘 내부의 균열은 선거를 불과 6개월 앞둔 시점에서 더욱 깊어지는 양상이다.

더퍼블릭 / 오두환 기자 actsoh@thepubli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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