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산부·청소년에게까지 처방된 ‘위고비’…국감서 도마에

임산부·청소년에게까지 처방된 ‘위고비’…국감서 도마에

  • 기자명 유수진 기자
  • 입력 2025.10.16 1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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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감사에서 질의에 답하는 정은경 장관 [사진제공=연합뉴스]
국정감사에서 질의에 답하는 정은경 장관 [사진제공=연합뉴스]

[더퍼블릭=유수진 기자] 당뇨병 치료제로 출시된 ‘위고비’가 체중 감량 효과로 주목받으며 비만치료제로 자리 잡았다. 그러나 의료 현장에서 ‘위고비’와 ‘마운자로’ 등 비만치료제가 무분별하게 처방·사용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면서, 이번 국정감사에서 논란의 중심에 섰다.

정은경 보건복지부 장관은 15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비만치료제 위고비가 상당히 오남용되고 있다”며 관리·감시 체계를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김남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위고비가 임산부와 청소년에게까지 처방되고, 비만과 무관한 진료과에서도 사용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정 장관은 “현재 관리에 한계가 있다”며 “의료계와 협의해 처방 행태를 조정하고, 식약처와 함께 감시 체계를 강화하겠다”고 답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김선민 조국혁신당 의원실에 제출한 ‘병원종별 의약품 적정사용정보(DUR) 점검 처방건수’에 따르면, 지난 9월 위고비 처방 건수는 8만5519건으로 집계됐다. 같은 달 ‘마운자로’ 처방은 7만383건으로, 출시 첫 달인 8월(1만8579건)에 비해 한 달 만에 급증했다.

또 김남희 의원이 복지부와 심사평가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8월까지 위고비가 만 12세 미만 아동에게 69건, 임신 중 여성에게 194건 처방된 것으로 확인됐다.

이뿐만 아니라 비만과 관련이 없는 진료과인 ▲정신건강의학과(2453건) ▲산부인과(2247건) ▲안과(864건) ▲치과(586건) 등에서도 처방이 이뤄졌다. 이 과정에서 급성 췌장염 151건, 담석증 560건, 담낭염·급성 신부전 등 부작용 사례도 보고됐다.

김 의원은 “비만치료 주사제가 어린이와 임산부에게까지 처방되고, 체질량지수(BMI) 20인 정상 체중자도 5분 만에 처방받을 정도로 남용되고 있다”며 “위고비의 처방 기준이 현장에서는 사실상 무용지물이 됐는데, 복지부가 이를 방치하고 있는 것 아니냐”고 비판했다.

그는 또 “정신과·안과·치과 등 비만치료와 무관한 병원에서도 수천 건이 처방되고 있다”며 “급성 췌장염, 담석증, 저혈당 등 부작용이 보고되고 있으며, 이로 인한 진료비 증가가 건강보험 재정에도 부담을 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정 장관은 “식약처의 품목 허가 기준이 의료 현장에서 제대로 지켜질 수 있도록 협의체를 운영하겠다”며 “비만치료제 남용이 국민 건강을 위협하지 않도록 관리 강화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더퍼블릭 / 유수진 기자 sjn3022@thepubli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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