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CATL 나트륨이온 배터리, LFP처럼 EV 시장 급확대 가능성...K-배터리 선제적 대응 필요”

[더퍼블릭=이유정 기자]  세계 1위 배터리 업체인 중국 CATL이 공개한 차세대 나트륨이온 배터리가 리튬인산철(LFP) 배터리처럼 글로벌 시장에서 점유율을 빠르게 확대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이에 따라 국내 배터리 업계의 선제적 대응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한국자동차연구원은 15일 발표한 보고서 ‘나트륨, 전기차(EV) 확산의 새 동력이 될 것인가?’에서 이같이 밝혔다.

CATL은 지난 4월 상하이에서 열린 자체 테크데이 행사에서 나트륨이온 배터리 ‘낙스트라’를 공개하고 오는 12월부터 양산에 들어가겠다고 발표했다. 이번 제품은 2021년 처음 공개된 1세대 나트륨이온 배터리에 이어 두 번째 상용화 모델이다.

보고서는 나트륨이온 배터리의 장점으로 ▲리튬 대비 저렴한 생산 단가 ▲열·화학적 안정성으로 인한 낮은 화재 위험 ▲영하 40도에서도 90% 이상 충전량 유지 등 우수한 저온 성능을 꼽았다. 특히 주원료인 나트륨은 지각 내 매장량이 리튬의 약 1200배에 달하고, 해수에서도 추출 가능해 공급 안정성이 높다는 점이 경쟁력으로 평가됐다.

다만 에너지 밀도가 상대적으로 낮고 아직 규모의 경제를 확보하지 못한 점은 한계로 지적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CATL이 기술적·경제적 장점을 앞세워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시장에서 입지를 넓힐 가능성이 크다는 게 보고서의 분석이다.

보고서는 완성차 업체들이 광물 가격 변동성에 대응하기 위해 리튬계 배터리 의존도를 줄이고 배터리 포트폴리오에 나트륨이온 배터리를 포함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이는 과거 중국산 LFP 배터리가 가격 경쟁력을 앞세워 글로벌 점유율을 급격히 높인 사례가 재현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실제 에너지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글로벌 전기차 신차 시장에서 LFP 배터리 점유율은 2019년 10.4%에서 2021년 34.4%, 지난해 52%로 급성장했다. 중국 내수 시장을 기반으로 한 LFP 확산은 CATL과 BYD의 점유율 확대를 견인했다.

보고서는 “국내 배터리 산업의 글로벌 경쟁력 우위를 유지하기 위해 그간의 삼원계 중심 전략의 한계를 고려해 장기적 시장 변화에 선제 대응할 전략을 마련해야 한다”며 “배터리 중장기 기술개발 전략 수립에서 기술의 성능 지표 우위뿐 아니라 경제성, 공급망 변동 대응력 등을 포괄하는 종합적이고 균형 있는 관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더퍼블릭 / 이유정 기자 leelyjwo@thepubli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