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퍼블릭=김미희 기자]친가상화폐 대통령을 자임하는 트럼프 대통령 출범 이후 가상화폐 논의가 급물살을 타고 있다. 특히 가상화폐를 ‘제도권’ 내 편입시키는 논의가 한창인 가운데 우리는 아직 비트코인을 비롯한 가상화폐 제도권 도입 추진에 대해 우려하는 분위기다.
이억원 금융위원회 후보자 또한 지난달 31일 가상자산에 관해 “내재적 가치가 없다는 점에서 예금·증권 등 전통적인 금융상품과 다른 특징이 있다”며 기존 정부 입장을 재확인하고 있다.
이 후보자는 국회 정무위원회에 제출한 인사청문 서면답변에서 “가상자산은 가격 변동성이 큰 만큼 가치 저장, 교환의 수단 등 화폐의 본질적인 기능을 수행한다고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이는 가상자산을 내재적 가치가 없어 화폐나 금융상품으로 볼 수 없다는 기존 정부 입장을 유지한 것이다.
반면 미국에서는 비트코인을 비롯한 가상화폐 제도권 편입 논의가 가시화되면서 비트코인을 보유하고 있다는 점에서 기업의 ‘가치’가 높아지는 현상도 벌어지고 있다.
1일 조선일보 보도에 따르면 기업이 가상 자산을 준비금으로 보유하는 전략은 ‘가상 자산 트레저리(DAT·Digital Asset Treasury)’라 부를 정도로 유행이 돼 가고 있다. 2020년 8월부터 비트코인을 사들여 온 미국 소프트웨어 기업 ‘스트래티지’ 주가가 작년 초 40달러대에서 연말 400달러대까지 치솟아 투자자 관심이 폭발한 게 출발점이었다고 전했다.
지난해 마이크로스트래티지에서 ‘스트래티지’로 이름을 바꾼 스트래티지는 ‘암호화폐 비축 기업’(CTC·Crypto Treasury Company)으로 변신했다. 기존 IT 기업에서 비트코인 매집으로 업을 전향한 이 회사는 비트코인 매집으로 주가가 폭등한 이후 미국·일본·독일 등지에서 계속 그 수가 늘고 있다.

CTC는 비트코인·이더리움 등 암호화폐를 회사의 핵심 자산으로 삼겠다고 선언하고, 주식과 CB(전환사채) 발행 등 방법으로 자금을 유치해 계속 암호화폐를 사 모은다.
CTC의 주가는 회사가 쌓아놓은 암호화폐 가치가 오르면 이를 크게는 몇 배씩 증폭해 따르게 되며, 전략 비축이 진행되며 주식 1주가 포함하는 코인의 양이 늘어나는 장점도 생기게 된다.
CTC는 올해 집권한 미국 트럼프 행정부가 암호화폐 활성화 기조를 내세우면서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몸소 ‘비트코인 전략비축’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달러화에 연동된 암호화폐인 스테이블코인을 합법화하는 법안을 통과시키면서 디지털 자산 가치가 ‘우상향’ 할 것이라는 관측이 확산한 것이다.
이를 계기로 전 세계 기업들은 물론 한국에서도 가상 자산 보유 전략을 쓰는 ‘CTC 기업’이 하나둘 등장하고 있다.
다만, 우려도 크다. 애초 변동성이 큰 암호화폐를 주 자산으로 삼는 만큼 코인 가격이 하락하면 주가가 더 크게 폭락할 위험성이 상존하기 때문이다.
암호화폐 상승에 대한 최근 투자자들의 기대가 너무 컸던 만큼 주가에 거품이 낄 공산이 크고 사측이 부채를 늘려 매집을 감행하다 대규모 부실이 일어날 수도 있다.
더퍼블릭 / 김미희 기자 thepublic3151@thepubli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