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美 마스가 본격화, '글로벌 조선업' 재편 가속… 투자·정책 변수 주목

韓美 마스가 본격화, '글로벌 조선업' 재편 가속… 투자·정책 변수 주목

  • 기자명 양원모 기자
  • 입력 2025.08.30 0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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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정상회담 이후 韓 조선업 대규모 합병·현지 투자 발표
美, 군함 건조 규정 우회 검토…공급망·안보 중심 산업 전환
中·日 대응 가속화, 조선업 '전략 산업' 위상 부각

미국 필리델피아 조선소 전경
미국 필리델피아 조선소 전경

[더퍼블릭=양원모 기자] 미국 조선업 부흥 전략 '마스가(MASGA·미국 조선업을 다시 위대하게)'가 본격 추진되면서 글로벌 조선업계가 구조적 변화를 맞고 있다. 한국 조선사들의 선제적 투자·합병, 미국 정부의 정책적 지원, 중국·일본 대응이 얽히면서 시장 지형 재편이 불가피하다는 전망이 나온다.

한국 조선업계는 지난 25일(이하 현지 시각) 한미 정상회담을 계기로 대규모 재편에 돌입했다. HD현대는 지난 27일 HD현대중공업과 HD현대미포 합병 계획을 발표하며 해양 방산 중심 복합체로의 전환을 공식화했다. 그 하루 전 한화그룹은 필라델피아 필리조선소 현대화에 50억달러를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이 같은 행보는 미국 정부의 정책 변화와 무관하지 않다. 트럼프 대통령은 행정 명령을 통해 '반스·톨레프슨법'을 우회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해당 법은 미 해군 함정의 외국 내 건조를 금지하고 있다. 최근 방위사업청 관계자가 미 해군부와 이를 협의했으며, 후속 논의가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반세기 동안 글로벌 조선업 경쟁은 '건조 기술력'과 '가격 경쟁력'이 핵심이었다. 마스가의 등장은 이를 '전략 산업' 차원으로 끌어올리고 있다. 공급망 장악, 해군력 확대, 기술 주권 확보가 결합된 새로운 경쟁 구도가 형성되고 있는 것이다. 

마스가의 가장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 국가는 중국이다. 글로벌 건조량에서 1위를 기록 중인 중국은 최근 관영 매체를 통해 마스가에 대한 비판을 이어갔다. 자국 최대 조선사인 중국선박공업그룹과 중국선박중공그룹의 합병을 승인, 세계 최대 국영 조선사 체제도 가동했다. 민군 융합 및 내수 기반을 활용해 생산 능력을 극대화하고 마스가 견제에 나선다는 전략이다.

일본 역시 자국 조선소 통합과 국영 조선사 설립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특히 미 해군의 MRO 사업 참여 가능성이 거론되면서, 경쟁 구도의 한 축을 담당할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과거 '사양 산업'으로 불리던 조선업의 위상이 국가 안보와 직결되는 전략 산업으로 전환되는 흐름이 뚜렷하다.

마스가의 지속 가능성은 1500억달러 규모로 계획된 '마스가 펀드' 운용에 달려 있다. 한미 양국은 펀드 조성에 합의했지만 구체적인 거버넌스, 자금 조달 비율, 직접 투자 규모를 두고 협상이 이어지고 있다. 미국은 한국 측의 직접 투자 확대를 요구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한국 정부 관계자는 "논의가 지속될 예정이며 명문화 시점은 특정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다만 펀드 운용을 둘러싼 불확실성은 확대되는 분위기다.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은 지난 27일 방송에서 "미 정부가 조선업 지분을 확보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도 인터뷰에서 "일본, 한국 등 타국 자금으로 경제 안보 기금이 조성될 것"이라며 "해당 자금이 미국 인프라 구축에 투입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미국의 전략적 목적에 한국 자본과 기술이 동원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더퍼블릭 / 양원모 기자 ilchimwang@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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