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현대·한화·삼성, 마스가 프로젝트 속도…美 조선시장 공략 본격화

HD현대·한화·삼성, 마스가 프로젝트 속도…美 조선시장 공략 본격화

  • 기자명 홍찬영 기자
  • 입력 2025.08.28 1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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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퍼블릭=홍찬영=기자] 한국 조선업계가 미국의 ‘마스가(MASGA·Make America Shipbuilding Great Again)’ 프로젝트를 발판 삼아 대서양 건너 현지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한미 정상회담을 계기로 ‘한미 조선 협력’이 제도권에 들어서면서, HD현대·한화·삼성중공업 등 국내 빅3가 각기 다른 전략을 앞세워 미국 조선·방산 시장 교두보를 넓히고 있다.

HD현대는 28일 이사회를 열고 HD현대중공업과 HD현대미포 합병을 결의했다. 대형 선박에 강점이 있는 현중과 중형 선박에 특화된 미포를 묶어 중·대형 함정 MRO(유지·보수·정비) 풀라인업을 구축하겠다는 포석이다.

업계에서는 HD현대중공업과 HD현대미포의 통합이 마스가 프로젝트 추진에 힘을 실어줄 것으로 보고 있다.

합병으로 최대 4기의 독을 활용할 수 있게 되면서, 국내에서 군함 건조 경험과 인력을 가장 많이 보유한 HD현대중공업이 본격적으로 미국 해군 선박 건조에 나설 여건이 마련될 것이란 분석이다.

특히 HD현대중공업은 HD현대그룹 내에서 유일하게 군함 건조 라이선스를 갖고 있어 이번 합병의 배경에도 이러한 점이 작용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HD현대는 한 걸음 더 나아가 미국 사모펀드 서버러스 캐피탈과 손잡고 현지 조선소 인수를 검토 중이다. 단순 수주를 넘어 현지 생산·현지 고용 구조까지 참여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한화그룹 역시 지난 26일 미국 필라델피아 조선소에 50억 달러(약 7조 원) 추가 투자를 발표했다. 이는 필라델피아 조선소 인수금액(1억 달러)의 50배에 달하는 대규모 자금 투입이다.

이번 투자가 마무리되면 필리조선소는 도크 2기와 안벽 3기, 대규모 블록 공장을 새로 갖추게 된다. 이에 따라 연간 건조 능력이 지금의 1.5척에서 최대 20척으로 크게 뛰게 된다. 한화그룹이 단일 사업에 투입하는 규모로는 역대 최대다. 한화오션은 향후 LNG 운반선과 특수선 분야에서 확보한 기술을 순차적으로 적용해 생산 효율을 높일 계획이다.

또한 한화해운은 중형 유조선·LNG선 발주를 통해 필리조선소 일감을 보장한다. ‘해운사가 발주-조선소가 건조-미국은 국적선 확보”라는 삼각 구조를 통해 한국과 미국 모두 윈윈하는 구도를 마련했다.

삼성중공업의 경우 최근 미국 비거마린그룹과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비거마린은 미 해군 인증 도크와 공장을 보유한 정비 전문사다.

삼성중공업은 이 협력을 통해 미 해군 및 해상수송사령부 MRO 사업에 본격 참여한다. 나아가 장기적으로는 상선·특수선 공동 건조까지 추진할 계획이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한미 정상회담에서 “한국에서 선박을 살 것이지만, 한국이 미국에서 우리 노동자를 이용해 선박을 만들게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는 곧 “한국은 기술·자본을 공급하고, 미국은 시장·노동을 제공”하는 구조를 의미한다. 미국은 자국 내 조선업 일자리를 되살리고, 한국은 미국의 폐쇄적 군함·상선 시장에 교두보를 확보하는 셈이다.

미국 해군은 마스가 프로젝트를 통해 2054년까지 군함을 390척으로 늘릴 계획인데, 업계에서는 계획대로 실행될 경우, 미국의 조선 발주 시장 규모가 1500조 원대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즉 ‘마스가 프로젝트’가 단순한 이벤트가 아니라 차세대 K조선 수출 전략의 핵심 축으로 자리잡을 가능성이 크다는 평가다.

더퍼블릭 / 홍찬영 기자 chanyeong8411@thepubli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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