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만이 아니었다” 인천 총기 살해 60대, 아파트에 ‘사제 폭탄’까지 설치...유튜브發 사제무기 경고음

“총만이 아니었다” 인천 총기 살해 60대, 아파트에 ‘사제 폭탄’까지 설치...유튜브發 사제무기 경고음

  • 기자명 이유정 기자
  • 입력 2025.07.23 1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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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제총기 살해 피의자 자택서 발견된 폭발물 [사진=연합뉴스]
사제총기 살해 피의자 자택서 발견된 폭발물 [사진=연합뉴스]

 

[더퍼블릭=이유정 기자] 최근 총기로 아들을 살해한 남성 A씨(62)가 서울 도심 아파트에 사제 폭탄까지 설치한 것으로 드러났다. 외부 충격이나 설정된 시간에 따라 작동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판단돼, 인명 피해로 이어졌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특히 A씨가 유튜브를 통해 폭탄 제조법을 익힌 것으로 알려지면서, 누구나 ‘테러 도구’를 손쉽게 접할 수 있는 현실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서울 도봉구 쌍문동 한 아파트에서 21일 새벽 1시 30분쯤 사제 폭탄 설치 신고가 접수돼 경찰특공대와 폭발물처리반(EOD)이 긴급 출동했다. 주민 100여 명은 인근 보건소와 모텔 등으로 대피했다.

이날 사건은 전날 인천 송도에서 발생한 총기 살인 사건과 직접 연관이 있다. 해당 폭탄은 전날 인천 송도에서 직접 만든 총기로 아들을 살해한 A씨의 도봉구 자택에 설치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A씨에게서 “낮 12시에 집 안에 설치한 사제 폭탄이 터지도록 해놨다”는 취지의 진술을 확보한 뒤, 이날 오전 1시부터 3시 사이 아파트 주민 70여 명 등 총 105명을 긴급 대피시키고 폭발물 제거 작업에 나섰다.

현장에서는 A씨가 직접 제작한 것으로 추정되는 폭발물이 시너와 타이머와 함께 발견됐다.

경찰은 사제 폭발물이 실제로 작동해 폭발할 가능성이 큰 정교한 구조였던 것으로 보고,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폭발력 등 관련 요소에 대한 정밀 감정을 의뢰했다.

경찰 분석에 따르면, A씨가 제작한 폭탄물은 일상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물품들과 타이머를 이용해 점화되는 방식이었으며, 시너가 담긴 2리터 용기 14개가 바로 옆에 놓여 있어 자칫하면 대형 참사로 이어질 뻔한 상황이었다.

다만 경찰 측은 “구체적인 구성 요소나 작동 원리는 모방 범죄 우려가 있어 자세히 밝힐 수 없다”고 말했다고 한다.

 

“누구나 테러범 될 수 있는 시대”…유튜브發 사제무기 대응 시급

인천 총격사건 피의자 집에서 사제폭발물 발견…특공대가 제거 [사진=연합뉴스]
인천 총격사건 피의자 집에서 사제폭발물 발견…특공대가 제거 [사진=연합뉴스]

 

특히 A씨는 경찰 조사에서 “유튜브에서 영상을 보고 폭탄을 만들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현장에 출동한 폭발물처리반 등도 해당 사제 폭발물이 상당히 정교한 구조로 설계돼 있었다며 놀랍다는 반응이 나왔다고 한다.

인천 연수경찰서는 전날 보도자료에서 폭발물을 ‘인화성 물질’로 순화해 표현했지만, 단순히 인화성 물질이 놓여 있던 수준은 아니었다는 게 경찰 관계자의 설명이다.

경찰은 해당 폭발물이 외부 충격이나 설정된 시간에 따라 작동할 가능성이 있었다고 보고 있으며, 자칫 인명 피해로 이어질 수 있었던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현행법상 일반인이 폭탄을 제조하거나 소지할 경우 ‘총포·도검·화약류 등의 안전관리에 관한 법률’에 따라 최대 징역 10년에 처할 수 있다. 제조법이나 설계도를 인터넷에 게재하는 행위도 형사처벌 대상이다.

그러나 유튜브나 외국 서버 기반 SNS에 올라온 콘텐츠에 대해선 정부가 삭제를 강제하기 어려워 사실상 규제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는 경고가 나온다. 이 때문에 유튜브 등 외국 플랫폼을 통한 폭발물 제조 정보 확산이 심각하다는 것이다.

한편, 경찰은 지난 20일 A씨를 살인 및 총포·도검·화약류 안전관리법 위반, 현주건조물 방화 예비 혐의 등으로 구속했다. 유족 측은 A씨가 단순히 아들만을 노린 것이 아니라, 당시 현장에 있던 가족들까지 살해하려 했다고 주장했다.

유족은 “피의자는 생일 파티를 마친 뒤 함께 케이크를 먹던 중 ‘편의점에 다녀오겠다’며 자리를 떴다가, 총기를 숨긴 가방을 들고 돌아와 피해자에게 두 발을 발사했고, 이어 피해자의 지인을 향해서도 두 차례 방아쇠를 당겼으나 총이 불발됐다”고 설명했다.

A씨는 경찰 조사에서 범행 동기를 묻는 질문에 “가정불화가 있었다”고만 답했으며, 경찰의 계속된 추궁에도 “알려고 하지 말라”며 구체적인 진술을 회피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더퍼블릭 / 이유정 기자 leelyjwo@thepubli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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