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먹거리 체감 물가, OECD 2위… 농산물 가격까지 상승 조짐 '어쩌나'

韓 먹거리 체감 물가, OECD 2위… 농산물 가격까지 상승 조짐 '어쩌나'

  • 기자명 양원모 기자
  • 입력 2025.06.16 17:45
  • 0
  • 본문 글씨 키우기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한국 식료품 물가 OECD 평균보다 47% 높아… 스위스 다음 2위
여름 배추 재배면적 8.8% 감소 전망… 폭염에 김장철 물가 우려
이란-이스라엘 분쟁으로 비료 가격 급등… 정부, 460억원 긴급 투입

9일 서울 서초구 하나로마트 양재점에서 친환경농산물을 판매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9일 서울 서초구 하나로마트 양재점에서 친환경농산물을 판매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더퍼블릭=양원모 기자] 한국의 먹거리 체감 물가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가운데 두 번째로 높은 것으로 나타나 서민들의 장바구니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

16일 OECD의 '구매력 평가(PPP)를 고려한 물가 수준 통계'에 따르면 2023년 기준 한국의 식료품·비주류 음료 물가 수준은 147로 OECD 평균(100)보다 47% 높았다.

이는 고물가로 유명한 스위스(163) 다음으로 높은 수치로 미국(94), 일본(126), 영국(89), 독일(107) 등 주요국보다 훨씬 높은 수준이다. 전체 물가는 평균보다 낮았지만, 유독 먹고 입는 등의 필수 품목 가격이 비싼 구조를 보였다.

올 1분기 식품 물가지수는 125.04로 전체 소비자물가지수(116.30)를 웃돌며 물가 상승을 주도했다. 특히 가공식품을 중심으로 한 식품 물가 상승은 뚜렷했다. 올해 5월 기준 가공식품 가격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1% 올랐으며 라면·초콜릿·커피 등은 5~10% 인상됐다. 계란 가격은 4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해 '금란(金卵)'이라는 별명까지 등장했다.

이런 가운데 농산물 가격까지 상승 조짐을 보이며 우려를 더하고 있다. 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올해 여름 배추 재배 면적은 지난해보다 8.8% 감소할 전망이다. 여름 배추는 공급이 조금만 줄어도 가격이 크게 뛰는 특성이 있어, 올여름 역대급 폭염이 예고되면서 작황 부진 가능성이 커졌다. 가격 급등 시 김장철까지 물가 부담이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대외 악재도 겹쳤다. 이란과 이스라엘 간 분쟁으로 국제 비료 시장이 불안해지면서 공급 충격에 따른 식료품 가격 상승이 예고됐다. 컨설팅 업체 CRU는 지난 15일 보고서에서 "이란의 에너지 인프라가 타격을 입으면 비료 생산에 심각한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란은 세계 3위 요소 수출국으로, 전 세계 요소 수출의 11%를 차지한다.

정부는 물가 안정을 위해 범정부 대책 마련에 나섰다. 기획재정부는 16일 물가관계차관회의에서 6~7월 휴가철 농·축·수산물 할인에 460억원을 투입한다고 밝혔다. 돼지고기, 닭고기 등 주요 품목에 최대 40%, 수산물은 최대 50% 할인을 제공한다.

가격이 급등한 고등어와 계란 가공품에는 1만톤씩 할당 관세를 적용하며 브라질산 닭고기 수입도 21일 재개한다. 산란계 농가 시설 개선 등을 추가경정예산안에 반영하고, 계란 유통 구조 개선을 통해 납품 단가를 1000원 인하할 계획이다.

이형일 기재부 1차관 직무대행은 이날 회의에서 "누적된 인플레이션으로 물가 수준이 높고 먹거리 가격 상승률도 여전히 높아 생계비 부담이 이어지고 있다"며 "발표한 대책을 속도감 있게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더퍼블릭 / 양원모 기자 ilchimwang@naver.com

저작권자 © 더퍼블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응원하기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모바일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