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퍼블릭=김미희 기자]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가 들어서면서 공언한 셰일가스 증산이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정책으로 막히는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공약으로 환경 규제 완화 등의 방법으로 셰일가스 증산을 유도해 ‘반값 에너지’를 실현하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이에 트럼프 정부 출범 후 화석연료의 의존이 높아지고, 셰일가스 개발이 탄력을 받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하지만 트럼프 관세정책으로 결국 유가 하락에 직면, 셰일가스 업계가 수익 압박을 받으면서 지출을 줄이고 시추 장비를 멈추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25일(현지시간)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미국 셰일 업계에서 10년간의 셰일 붐이 끝났다는 경고가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러시아 등 주요 산유국 연합체인 OPEC+가 지난 4월부터 감산을 되돌리기 시작한 가운데 증산 속도를 애초 발표보다 높이면서 유가 하락이 지속되면서다.
서부텍사스중질유(WTI) 가격은 지난 23일 배럴당 61.53달러였다. 연중 고점(1월 15일) 대비 23% 급락한 수준이다.
셰일 업체 데본 에너지의 클레이 가스파르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투자자들에게 “우리는 지금 매우 경계하고 있다”며 “더 어려운 환경에 접어드는 만큼 모든 것이 테이블 위에 있다”고 알렸다.
S&P 글로벌 커머더티 인사이트는 내년 미국의 원유 생산량이 하루 1천330만 배럴로 1.1%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미국 셰일 업체들이 공급 과잉과 트럼프 행정부의 무역 전쟁에 따른 유가 하락을 이유로 시추 장비를 멈출 것으로 예상했다.

실제로 내년 원유 생산이 이 수준에 그치면 코로나19 팬데믹 기간인 2020년을 제외할 경우 10년 만에 첫 감소를 기록하게 된다. 댈러스 연방준비은행(연은)이 내놓은 분기 에너지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 셰일업체의 손익분기점은 배럴당 65달러 수준으로 추정된다.
이는 당장 유정을 시추하는 데 가장 큰 비용이 드는 장비인 케이싱 가격이 1분기에만 10% 상승했는데 여기에는 철강과 알루미늄에 대한 관세 부과 영향도 작용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 내 석유 증산을 유도해 유가를 낮추길 원하지만 OPEC+의 증산 가속화 등으로 유가 하락에 직면한 미 셰일 업계에선 어려움을 호소하는 목소리가 나오는 양상이다.
셰일 업체 파이오니어 내추럴 리소스의 스콧 셰필드 전 사장은 배럴당 50달러로 떨어지면 미국 생산량은 하루 최대 30만 배럴 감소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편 유전 서비스 업체인 베이커 휴즈에 따르면 지난주 미국 내 시추 장치 수는 553개로, 전주보다 10개, 1년 전보다 26개 각각 감소했다.
또한 에너지 리서치 회사인 에너버스에 따르면 엑손모빌과 셰브런을 제외한 미국의 상위 20개 셰일 업체가 올해 자본지출 예산을 약 18억달러, 3% 삭감했다.
더퍼블릭 / 김미희 기자 thepublic3151@thepubli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