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퍼블릭=김영일 기자] 법원이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후보 측이 제기한 ‘대선후보 지위 인정 가처분 신청’ 및 ‘당 전국위원회‧전당대회 개최 금지 가처분 신청’을 모두 기각한 가운데, 김 후보와 한덕수 무소속 예비후보 대리인들이 9일 오후 8시 30분부터 단일화 협상에 돌입했으나, 양측이 이견을 좁히지 못하면서 결국 협상이 결렬됐다.
김문수 후보 대리인 자격으로 후보 단일화 협상에 나선 김재원 후보 비서실장은 이날 국회에서 협상이 재개된 지 20여분 만에 협상장을 나왔다.
김재원 비서실장은 대기하고 있던 취재진에게 “모든 것을 당에 일임한다는 한덕수 후보의 말을 믿고 오늘 제가 와서 몇 가지 원칙을 제시했는데, 이 자리 온 한 후보 측 관계자는 자기 주장이 관철 안 되면 한 발짝도 협의하지 않겠다고 언성까지 높였다”고 말했다.
한덕수 후보 측에선 손영택 전 국무총리 비서실장 등이 협상 대리인으로 나왔다.
김재원 실장은 “협상이라는 것이 뭔가 맞아야 하지 않느냐. 저는 비교적 합리적 안을 제시했다”고 밝혔다.
김문수 후보 측은 단일화 방식으로 ARS 여론조사를 하자고 제안하면서, 무소속 후보와 단일화를 진행하는 만큼 정당 지지 여부 등을 묻지 않는 방안을 요구했다고 한다. 이는 여론조사 진행 과정에서 역선택 조항을 빼는 방안을 제시한 것이다.
김재원 실장은 “당 지지 여부를 묻지 않는 설문을 구성하자고 제안했는데, (한덕수 후보 측은)그건 절대 안 된다고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저는 캠프 사무실로 가서 대기하기로 했다”며 “(한덕수 후보 측에서)연락이 온다면 다시 올 수 있지만, 이런 말도 안 되는 주장을 하면서 정당에서 선출된 국민의힘 대선후보를 모욕하는 처사를 용납할 수 없다”며, 불쾌감을 숨기지 않았다.
한덕수 후보 측은 역선택 방지 조항을 빼는 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측이 국민의힘 대선후보를 선출하는 방식이라고 반박했다.
손영택 전 총리 비서실장은 “김문수 후보가 경선 때 승리했던 그 방법(역선택 방지 조항이 적용된 여론조사)을 저희는 전적으로 존중하겠다고 말씀드렸다”고 했다.
손영택 전 실장은 “이재명이 국민의힘 후보를 선출하는 단일화 방법이 아니라면, 어떤 방법이든 김문수 후보 측에 따르겠다고 했는데, 그 방식을 받지 않아서 협상이 결렬됐다”고 밝혔다.
이양수 당 사무총장과 함께 김문수‧한덕수 후보 측 단일화 협상에 참석했던 신동욱 수석대변인은 “여론조사 대상을 3000명 이상으로 하는 건 이견이 없었다”면서 “다만, 김문수 후보 측은 역선택 방지 조항 없는 일반 여론조사를 주장했고, 한덕수 후보 측은 역선택 방지 조항 삽입을 주장했다”고 설명했다.
신동욱 수석대변인은 “양측이 합의해서 빨리 결론을 내리는 게 바람직하다고 본다”며 “당이 중간에서 이리저리 개입하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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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퍼블릭 / 김영일 기자 kill0127@thepubli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