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美, K-방산 견제 심화… 정부가 컨트롤 타워 역할해야"

"EU·美, K-방산 견제 심화… 정부가 컨트롤 타워 역할해야"

  • 기자명 양원모 기자
  • 입력 2025.02.12 14: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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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방산 (사진=연합뉴스)
K방산 (사진=연합뉴스)

[더퍼블릭=양원모 기자] K-방산이 글로벌 시장에서 괄목할 만한 성과를 거둔 뒤 유럽연합(EU), 미국의 견제가 본격화되면서 정부의 컨트롤 타워 역할이 어느 때보다 절실해지고 있다.

11일 성일종 국민의힘 의원 주최로 국회에서 열린 'K-방산 수출 글로벌 환경 변화와 대응' 세미나에서는 미국과 유럽의 견제 심화에 대한 우려와 함께 정부 차원의 적극적 대응 필요성이 집중 논의됐다. 장원준 전북대 교수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아메리카 퍼스트' 정책으로 중동 등 주요 시장에서 미국과의 경쟁이 불가피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특히 유럽의 견제가 현실화되고 있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장 교수가 진행한 설문조사에서 방산 수출 전문가의 89%가 유럽의 K-방산 견제 수준이 '높음' 이상이라고 응답했다. EU는 현재 20% 수준인 역내 무기 구입 비중을 2035년까지 65%로 확대한다는 목표를 제시했으며, 이미 프랑스와 독일은 차세대 주력전차 공동 개발에 나서는 등 역내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방산업계도 위기감을 드러냈다. 강구영 한국항공우주산업(KAI) 사장은 "글로벌 방산 시장의 경쟁이 치열해진 가운데 선진국들이 후발국의 시장 진입을 막으려 장벽을 높이고 있다"며 "방산 수출이 단순 비즈니스를 넘어 전쟁 양상으로 전개되고 있다"고 경고했다.

NATO 인증 획득의 어려움도 현장의 고충으로 지적됐다. 장동권 LIG넥스원 상무는 "루마니아에 대공유도무기를 수출하고 대공망 사업을 진행 중이지만 NATO 인증 절차가 큰 걸림돌"이라고 토로했다. 김성일 현대로템 실장은 "스웨덴이 최근 입찰 공고 없이 독일 레오파르트 전차를 도입한 사례"를 들며 정부 간 관계 개선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업계는 정부의 적극적인 역할을 촉구했다. 조우래 KAI 전무는 "프랑스처럼 최고위급이 방산 수출 활동에 직접 나서는 등 정부와 국회가 확고한 의지를 보여줘야 한다"고 제언했다.

전문가들은 구체적 대응책도 제시했다. 장원준 교수는 K-방산 컨트롤타워 강화, 선진국 수준의 수출 금융지원 확대, 수출 주력 제품 경쟁력 제고, 방산 유지·보수·정비(MRO) 수출 산업화 등을 주문했다. 아울러 정부·군·기업을 아우르는 협의체 신설의 필요성도 제기됐다.

방위사업청은 이런 우려에 대해 협력자 전략으로 대응하겠다는 입장이다. 석종건 방위사업청장은 "유럽 등 주요 방산국들이 한국을 경쟁자가 아닌 안보 협력의 동반자로 인식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정기영 방위사업청 국장은 "NATO와의 방산 협력 MOU 추진과 함께 국가안보실 중심의 컨트롤타워 기능을 강화하겠다"고 설명했다.

한편 지난해 95억 달러를 기록한 국내 방산수출은 올해 240억 달러 달성이 기대된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NATO에 국방예산 5% 증액을 요구하고 있어 글로벌 국방예산 확대 추세는 K-방산에 새로운 기회가 될 전망이다.

더퍼블릭 / 양원모 기자 ilchimwang@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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