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학개미 열광하던’ SPAC 우회상장에 제동걸렸다...美 SEC, 규제 강화 방침 공개

‘서학개미 열광하던’ SPAC 우회상장에 제동걸렸다...美 SEC, 규제 강화 방침 공개

  • 기자명 신한나 기자
  • 입력 2024.01.25 1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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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사진제공=연합뉴스)
▲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사진제공=연합뉴스)

 

[더퍼블릭=신한나 기자]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기업인수목적회사(SPAC, 스팩)’과 관련한 규제를 기업공개(IPO) 수준으로 강화한다는 방침을 전했다.

24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SEC는 표결을 통해 스팩 상장 기준을 강화하는 새 규정을 채택하는 방안을 통과시킨 것으로 전해졌다.

SPAC은 비상장기업의 인수합병을 목적으로 하는 특수회사다. 공모로 신주를 발행해 투자자금을 모은 뒤 합병할 비상장 우량기업을 물색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그간 SPAC은 기업에 대한 정보를 거의 공개하지 않아도 투자자에게 지분을 판매할 수 있도록 허용됐다. 그 결과 미국에선 하늘을 나는 택시부터 소형 우주로켓까지 다양한 사업이 스팩 상장을 등에 업고 자금 조달에 성공하기도 했다.

일반 투자자들 입장에서는 SPAC에 투자한 주식을 통해 기업 인수에 참여하게 된다는 이점이 있고, 피인수 기업에는 복잡한 규정을 피해 증시에 상장하는 효과를 받을 수 있어 큰 인기를 끌었다.

실제로 미국에선 지난 2020년과 2021년 860개의 SPAC이 모두 2460억 달러(약 327조 6000억 원)라는 천문학적인 자금을 조달할 정도로 많은 관심을 받은 바 있다.

한국의 개인투자자들도 공식적인 상장 및 공모보다 손쉽게 신규 상장주를 얻어 시세차익을 얻을 수 있는 SPAC 투자에 열광했다.

그러나 인기는 오래가지 못했다. 022년 스팩에 몰린 자금은 134억 3000만달러에 불과했으며 지난해에는 겨우 31개의 스팩이 38억 5000만달러(약 5조 1412억원)를 모으는데 그쳤다. 이는 2019년 모집액(136억 1000만달러)에도 크게 못 미치는 금액이다.

SPAC 투자가 급감한 이유는 우회 상장한 기업들이 기대와 달리 좋은 성과를 내지 못했다는 점이다.

지난 2021년 이후 합병이 완료된 401개의 SPAC 가운데 합병 계획 발표 때보다 주가가 오른 SPAC은 27개에 불과했다.

이에 SEC는 이 같은 상황이 발생한 원인은 SPAC이 기업 합병에 대해 충분한 정보를 투자자들에게 제공하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입장을 내놓고 엄격한 기준에 따라 정보를 공개해야 하는 IPO 수준으로 SPAC 합병의 정보 공개 규정을 강화하기로 결정했다.

특히 SEC는 SPAC이 헤지펀드나 유명인 등 초기 투자자들에게 할인된 가격에 신주를 제공하는 관행에 대해서도 손을 댔다.

새 규정에 따르면 SPAC은 향후 주가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는 초기 투자자들에 대한 혜택 규모와 내용을 일반 투자자들에게 공개해야 한다.

개리 겐슬러 SEC 의장은 “기업이 상장을 위해 우회 방법을 이용하는 것이 투자자들이 보호받을 자격이 적다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며 “새 규정은 투자자 보호를 강화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더퍼블릭 / 신한나 기자 hannaunce@thepubli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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