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인 선서하는 도세호 SPC 대표(왼쪽) [사진제공=연합뉴스]](https://cdn.thepublic.kr/news/photo/202510/279981_281003_2232.jpg)
[더퍼블릭=유수진 기자] SPC그룹 계열사 공장에서 잇따른 산업재해가 발생한 것과 관련해, 도세호 SPC 대표가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했다. 도 대표는 “부족한 점이 많았다”며 “안전 인력을 확충하겠다”는 입장을 내놨지만, 국회에서는 “단순한 사고가 아닌 예견된 인재(人災)”라는 비판이 쏟아졌다.
15일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김태선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SPC 계열사 노동자 사망사고를 언급하며 “이 사건들은 단순한 사고가 아니라 예견된 인재”라고 지적했다.
SPC 계열사에서는 2022년, 2023년에 이어 올해까지 총 세 차례의 사망사고가 발생했다. 2022년 사고 이후 SPC가 안전 분야에 1000억 원을 투자했음에도 불구하고, 산업재해는 끊이지 않았다. 특히 지난 7월 SPC삼립 시화공장에서는 이재명 대통령이 직접 방문해 장시간 근로와 야간 근무 등 열악한 근로환경 문제를 지적한 바 있다.
김 의원은 “올해 시흥 SPC 삼립 공장에서 윤활유 자동분사 장치가 고장 나 노동자가 몸을 숙여 직접 기름을 뿌리다 컨베이어벨트에 손이 걸렸고, 몸 전체가 기계 안으로 빨려 들어갔다”며 “노동자가 서 있던 자리에는 비상정지 버튼이 없었다”고 비판했다.
이어 “세 사람 모두 죽음의 순간, 기계를 멈출 수 없었다는 공통점이 있다”며 “이건 예측 가능한 사고였고, 이를 막지 못한 것은 기업만의 책임이 아니라 우리 사회 전체의 책임”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누군가의 부모이자 자식인 이들이 빵을 굽다가 세상을 떠났다”며 “노동자가 일하다 죽지 않는 세상, 그 당연한 약속조차 지키지 못한다면 아무리 일자이와 경제를 논해도 공허할 뿐”이라고 질타했다.
이날 국감에는 허영인 SPC그룹 회장이 출석하지 않아 유감이라는 지적도 이어졌다. 김 의원은 “노동자 목숨이 빵보다 못하냐”고 비판했고, 박정 의원 역시 “SPC는 매번 ‘이런 일 없도록 하겠다’고 말하지만, 현실은 도돌이표”라고 꼬집었다.
SPC가 안전 투자를 강조해 왔지만, 정작 안전 인력에 대한 투자는 미흡했다는 지적도 나왔다. 박해철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SPC가 1000억 원을 투자했다고 하지만, 노후 기계 교체는 당연한 조치이고 정작 필요한 건 안전 인력”이라며 “24개 계열사 사업장에서 안전 인력에 쓴 금액은 고작 3억원에 불과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위험이 있는 기계는 교체 시기를 앞당겼다지만, 안전관리 인력은 법적으로 58명이 필요함에도 현재 102명뿐”이라고 덧붙였다.
김소희 국민의힘 의원은 “SPC의 안전관리자 직급이 지나치게 낮다”고 꼬집었고, 이에 도세호 대표는 “신입사원이 주로 안전관리자로 입사하지만, 앞으로는 비용이 들더라도 경력 있는 인력을 적극 채용하겠다”며 “안전 인력을 확충해 시스템을 정착시키는 데 주력하겠다”고 답했다.
김 의원은 또 “근무복을 쉽게 찢어지는 재질로 교체하면 인명사고를 줄일 수 있다”고 제안했고, 도 대표는 “그런 부서가 있다면 근무복 재질을 변경해 지급하겠다”고 응답했다.
도 대표는 “현재 위험 발생 시 기계가 자동으로 멈추는 장치를 전 공장에 설치 중”이라며 “안전이 최우선이라는 원칙을 현장에 정착시키겠다”고 말했다.
더퍼블릭 / 유수진 기자 sjn3022@thepubli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