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버바 [사진제공=연합뉴스]](https://cdn.thepublic.kr/news/photo/202510/279446_280406_3912.jpg)
[더퍼블릭=손세희 기자] 국제 금값이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면서 국내에서도 금 관련 투자 열풍이 거세지고 있다. 은행권의 골드뱅킹 잔액은 처음으로 1조5000억원을 넘어섰고, 올해 들어 골드바 판매액은 이미 작년 연간 판매액의 세 배 가까이 확대됐다. 금에 대한 투자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자 최근에는 그 열기가 은 상품으로까지 번지며 실버바와 실버뱅킹 상품의 판매도 급증하는 추세다.
13일 은행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우리은행의 골드뱅킹 잔액은 지난 9일 기준(우리은행은 2일 기준) 1조5130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달 말(1조4171억원)보다 959억원 늘어난 것으로, 올해 들어서만 7308억원이 증가해 지난해 말(7822억원)의 두 배 수준에 이르렀다. 특히 이달 3일부터 9일까지 긴 연휴 기간에도 자금이 빠르게 유입된 점이 눈에 띈다.
골드뱅킹은 은행 계좌를 통해 금을 사고팔 수 있는 상품으로, 금 실물을 보관하지 않고도 금 시세에 따라 차익을 얻을 수 있는 점이 특징이다. 해당 상품의 잔액은 올해 초 급격히 늘어나 3월에 처음으로 1조원을 돌파했고, 9월 들어 다시 큰 폭의 증가세를 보이며 1조5000억원 선을 넘어섰다.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골드바 판매액도 사상 최대 수준을 기록했다. 이달 1∼2일 이틀간 판매액은 134억8700만원으로, 영업일 기준 일평균 약 67억원에 달했다. 이는 지난달 일평균 51억원보다도 많다. 올해 누적 골드바 판매액은 4505억원으로, 작년 한 해(1654억원)보다 2.7배가량 많다.
골드바 판매는 지난해 5월 100억원대를 넘어선 뒤 200억원 안팎을 유지하다가 올해 2월 882억원으로 급등했다. 이후 일시적으로 판매 중단 사태가 발생할 정도로 수급 불균형이 나타났고, 9월 들어 월 판매액이 1115억원으로 폭증하며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국제 금 가격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하 재개와 글로벌 경기 불확실성 확대, 각국 중앙은행의 대규모 금 매수세가 맞물리며 연일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최근에는 ‘포모(FOMO·소외 공포)’ 심리까지 작용하면서 추가 상승을 부추기는 모습이다.
지난주 국제 금 현물 가격은 온스당 4000달러를 돌파해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국내 KRX 금시장에서 10일 1㎏짜리 금 현물은 1g당 19만9730원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해 말 대비 56.2% 오른 수준으로, 지난 1일에는 20만3000원까지 오르며 역대 최고가를 새로 썼다.
금 투자 열기가 은 시장으로 확산되면서 실버바 판매액도 급증세다. 4대 은행(KB국민·신한·우리·NH농협)의 지난달 실버바 판매액은 42억7000만원으로 사상 처음으로 40억원대를 넘어섰고, 이달 들어서도 1∼2일 이틀 만에 20억2200만원어치가 판매됐다. 이는 지난해 연간 판매액(8억원)의 2.5배 수준이다.
올해 누적 실버바 판매액은 104억5900만원으로, 작년 전체의 13배에 달한다. 실버뱅킹 상품을 취급하는 유일한 은행인 신한은행의 ‘실버리슈’ 잔액도 9일 기준 1165억원으로, 지난달 1000억원을 넘어선 이후 빠른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국제 은 가격 또한 최근 온스당 50달러를 넘어 14년 만에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금 가격 상승에 따른 귀금속 투자 확산 및 산업용 수요 증가의 영향으로 풀이된다.
더퍼블릭 / 손세희 기자 sonsh821@thepubli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