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거킹 아닌 갑질킹? 점주들에게 세척제 구입 강제…공정위, 과징금 3억원 부과

버거킹 아닌 갑질킹? 점주들에게 세척제 구입 강제…공정위, 과징금 3억원 부과

  • 기자명 김영일 기자
  • 입력 2025.08.13 1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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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거래위원회.
공정거래위원회.

[더퍼블릭=김영일 기자] 햄버거 브랜드 ‘버거킹’을 운영하는 비케이알이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시정명령 및 과징금 3억원을 부과받았다.

비케이알이 버거킹 가맹점주들에게 ▶세척제(15종)를 자신 또는 특정 업체로부터만 구입하도록 강제한 행위 ▶세척제와 토마토(16개 품목)를 승인된 제품으로 사용하는지 점검하고 미사용시 불이익을 부과한다는 정보를 정확히 알리지 않은 갑질 행위에 따른 조치다.

13일 공정위에 따르면, 비케이알은 2013년부터 현재까지 정보공개서에 세척제와 토마토를 가맹본부의 규격에 따라 가맹점주가 시중에서 자율적으로 구입해도 무방한 ‘권유’ 품목으로 안내했다고 한다.

그러나 실제로는 시중에서 구입하기 어려운 특정 미국 브랜드의 세척제들과 승인된 국내 생산업체들의 토마토만을 사용 가능한 제품으로 지정해 놓고, 내부 구매시스템을 통해 구매할 수 있도록 했다.

또한 가맹점 점검 시 해당 제품들을 사용하는지 확인하고, 사용하지 않은 사실이 적발되는 경우 가맹점 평가점수에서 감점했다.

실제로 일부 가맹점은 지정된 주방세제가 아닌 다른 세제를 지정된 주방세제 용기에 소분해 사용하다가 적발돼 감점된 사례가 확인됐다고 한다.

비케이알은 가맹점 점검 결과 평가점수가 일정 점수 이하인 가맹점에 대해서는 경고 공문을 발송하고 배달 영업 중단, 영업정지 등의 불이익을 부과했다.

특히 토마토의 경우 미승인 제품 사용이 적발되는 경우 다른 평가점수에 관계 없이 점검 결과를 0점 처리하고 매장 폐쇄, 계약 해지까지도 가능했다고 한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가맹점주들은 불이익을 받지 않기 위해 비케이알이 지정한 제품들을 사용해야 했고, 세척제들은 시중에서 쉽게 구입할 수 없기 때문에 사실상 가맹본부로부터 구입할 수밖에 없었다.

즉, 비케이알은 세척제를 가맹점주들이 자율적으로 구매해도 되는 ‘권유’ 품목들로 지정했음에도, 개별구매가 어려운 특정 제품 사용 여부를 점검해 불이익을 주는 방식으로 사실상 이들 제품을 가맹본부로부터만 구매하도록 강제했다는 것.

그러나 세척제의 경우 버거킹의 중심 상품인 햄버거의 맛이나 품질에 직접적인 관련이 없고, 버거킹의 통일적 이미지나 동일성 유지를 위해 반드시 가맹본부로부터 특정 제품을 구입해 사용해야만 하는 필요성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는 게 공정위의 판단이다.

이에 공정위는 비케이알이 특정 미국 브랜드의 세척제 제품만을 사용 가능한 제품으로 지정하고, 사용 여부를 점검해 사실상 가맹본부로부터만 구입하게 한 행위가 가맹점주의 거래상대방을 과도하게 구속하는 행위로 가맹사업법에 위반된다고 판단, 시정명령을 부과했다.

또한 세척제와 토마토 제품을 승인된 제품으로 사용하는지 점검하고 점검 결과에 따라 불이익 조치가 부과될 수 있다는 사실은 가맹계약의 체결·유지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중요정보에 해당하는데, 비케이알은 정보공개서 등 문서에 해당 품목들을 가맹점주가 자율적으로 구매할 수 있다는 취지의 ‘권유’ 품목으로 기재해 놓고, 사용 여부를 점검해 미사용 적발 시 불이익이 부과될 수 있다는 사실은 안내하지 않았다.

이에 따라 공정위는 비케이알의 행위가 중요한 정보를 은폐·축소하여 알리지 않은 기만적 정보 제공 행위로 판단, 가맹사업법에 위반된다고 판단하고 시정명령 및 과징금(3억원)을 부과했다.

공정위는 “이번 조치는 외식업종 가맹본부가 가맹사업의 통일성 유지와 무관한 세척제를 필수품목으로 우회하여 강제한 행위를 제재한 것으로, 가맹점주가 지정된 특정 브랜드 제품 대신 성능이 동등한 국내 제품으로 대체 구매할 수 있게 함으로써 부담을 낮춘 점에 의의가 있다”고 밝혔다.

이어 “아울러 특정제품 사용여부 점검 및 그에 따른 불이익 부과 여부 등 가맹점주의 사업 개시 결정에 영향을 미치는 정보를 정확히 제공하도록 유도함으로써 투명하고 공정한 가맹계약 체결 관행 확립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부연했다.

그러면서 “앞으로도 공정위는 가맹본부가 가맹점주의 합리적인 의사결정을 방해하거나 경제적 이익을 침해하는 불공정 거래행위를 지속적으로 감시하고 법 위반행위가 적발될 경우 엄중히 조치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더퍼블릭 / 김영일 기자 kill0127@thepubli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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