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배터리 3사, 전기차 배터리 점유율 ‘주춤’...中 업체 5곳은 톱10 진입

[더퍼블릭=이유정 기자]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SK온 등 국내 배터리 3사의 올해 상반기 중국을 제외한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시장 점유율이 일제히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6일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1∼6월 중국을 제외한 글로벌 전기차(BEV·PHEV·HEV) 배터리 사용량은 총 209.2GWh로, 전년 동기 대비 23.8% 증가했다. 그러나 국내 3사의 점유율은 37.5%로, 전년보다 8.1%포인트 하락했다.

LG에너지솔루션과 SK온은 각각 43.0GWh, 19.6GWh를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2.2%, 10.6%의 성장률을 보이며 각각 2위와 3위를 유지했지만, 삼성SDI는 16.0GWh로 7.8% 감소하며 5위로 밀려났다. 일본 파나소닉이 3.4% 증가한 17.1GWh를 기록하며 4위에 올랐다.

삼성SDI는 BMW, 아우디, 리비안 등에 배터리를 공급하고 있으며, 이 가운데 핵심 고객사인 BMW의 전기차 판매 부진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주력 모델인 BMW i4의 글로벌 판매 둔화로 삼성SDI의 BMW향 배터리 사용량은 전년 동기 대비 5.0% 감소했다.

리비안의 경우 R1S, R1T의 판매는 양호했지만, LFP 배터리를 채택한 스탠다드 레인지 트림이 출시되면서 삼성SDI 공급 비중이 줄었다.

반면, SK온은 현대차 아이오닉5와 EV6의 페이스리프트 출시와 폭스바겐 ID.4, ID.7의 견조한 판매에 힘입어 배터리 사용량이 회복세를 보였다.

LG에너지솔루션은 테슬라의 판매 둔화에도 불구하고 기아 EV3와 GM의 얼티엄 플랫폼 기반 모델(이쿼녹스, 블레이저, 실버라도 EV) 판매 확대 덕분에 견조한 수요를 유지했다.

중국을 제외한 시장에서도 CATL과 BYD 등 중국 업체들의 약진은 계속됐다. CATL은 62.1GWh를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33.2% 성장, 글로벌 1위를 유지했다. 저가형 LFP 배터리를 앞세워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의 채택이 늘어난 것이 배경이다.

BYD도 15.7GWh로 153.0% 성장하며 6위에 올랐다. BYD는 배터리와 전기차를 함께 생산하며 가격 경쟁력을 무기로 유럽과 동남아 시장 등에서 점유율을 확대하고 있다. 이외에도 파라시스(7위), 고션(9위), SVOLT(10위) 등 중국 업체들이 상위 10위권에 다수 포함됐다.

SNE리서치는 “상반기 비중국 글로벌 배터리 시장은 지역별 수요 구조 변화와 완성차 업계의 전동화 조정이 동시에 나타나고 있다”며 “규제 외에도 실질 수요와 OEM 전략의 변화에 따라 지역별 차별화된 대응 역량이 더욱 중요해졌다”고 했다.

더퍼블릭 / 이유정 기자 leelyjwo@thepubli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