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송언석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가 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https://cdn.thepublic.kr/news/photo/202507/269531_270013_1435.jpg)
[더퍼블릭=김종연 기자] 국민의힘이 내달 전당대회 개최를 준비하고 있다. 황우여 전 비상대책위원장을 다시 선거관리위원장으로 내정했다. 그러나 안철수 의원이 내려놓은 혁신위원장 자리에 윤희숙 전 국민의힘 의원을 앉히면서, “내부총질이 유행이냐”, “내년 지방선거는 포기한 것이냐”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9일 정치권에 따르면, 국민의힘 내부는 분열과 반목으로 지지율이 급락하고 있다. 대선 당시 김문수 후보의 득표율보다 무려 20% 가까이 빠졌다는 분석도 나온다.
송언석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는 빠른 시일 내 혁신위원장을 임명하겠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내달 중순 새 지도부가 선출되는 만큼, 혁신위가 실제로 할 수 있는 일은 거의 없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특히 윤 전 의원은 당내에서 ‘내부총질’ 인사로 분류되는 인물인 만큼, 지지층의 반발과 외면이 더욱 심해질 것이라는 우려도 있다.
일부 언론에서는 당 개혁의 일환으로 ‘중진 퇴진’, ‘계파 갈등 종식’ 등을 내세우고 있으나, 실제로는 더불어민주당의 전략과는 정반대로 흘러가고 있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한 야권 인사는 “보수 정당을 중도 정당으로 바꾸는 전략은 이미 김종인 위원장 시절 실패한 바 있다”며 “더불어민주당은 강성 지지층을 기반으로 중도층을 견인하고 있으며, 국민의힘도 탄핵 과정에서 강성 지지층이 결집하며 중도 견인을 이끌었다. 그러면서 정당 지지율을 최고조로 끌어올린 경험이 있다”라고 분석했다.
![당 혁신위원장에 임명된 윤희숙 여의도연구원장 [연합뉴스]](https://cdn.thepublic.kr/news/photo/202507/269531_270014_1447.png)
반면, 국민의힘은 강성 이미지를 중도 확장성과 양립할 수 없는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이런 접근이 결과적으로 이미지 추락으로 이어지고 있으며, 최근의 특검 정국에서도 국민의힘이 일방적으로 ‘샌드백’ 역할을 하게 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특검 대상자인 정치컨설턴트 명태균 씨는 “싸움을 할 때에 때리지 않고 버티기만 하면 더 많이 맞게 돼 있다”면서 “같이 때리면 덜 맞게 돼 있는데 국민의힘은 그걸 모른다”라고 비판했다.
한 야권 관계자는 “개혁을 외치며 스스로 자해하는 정당을 누가 지지하겠느냐”며 “이 당은 없어져야 하고, 새로 만들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당 안팎에서 터져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당시에도 지지자들은 ‘대통령도 지키지 못한 정당’이라고 강하게 비난하면서 지지율이 급하락 했었다”라면서 “이번은 지난 번과 다르게 대선 후보의 득표율도 상당히 높았다”라고 했다.
이런 현상에 대해 다른 야당 관계자는 “정당은 강하고 단단해야 하는데, 지금은 의원 보좌진들조차 총선 이후 자신의 일자리가 사라질까 봐 의원 개인 이미지 관리에만 몰두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또 다른 관계자는 “개혁이라는 것도 결국은 하나의 전술이고 전략인데, 민주당보고 들으라는 식으로 사방팔방 떠들면서 내부총질이나 하고 있다. 민주당이 비웃고 있는 모습을 못 보고 있는 건지, 알면서도 민주당에 부역하려고 그러는 것인지 한심스럽다”라고 비판했다.
국민의힘의 한 당원도 “지도부를 저격해서 얻는 인지도로 자기 인지도만 올리려는 모습뿐”이라며 “국민이 어떻게 살고 있는지 감도 못 잡고 있다. 최소한 열심히 하는 척이라도 해야 하지 않겠느냐”고 비판했다.
![국민의힘 서명옥 의원, 나경원 의원(오른쪽)이 27일 국회 로텐더홀에서 김민석 국무총리 후보자의 지명 철회, 법제사법위원장 반환을 촉구하며 농성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https://cdn.thepublic.kr/news/photo/202507/269531_270015_1530.jpg)
문제는 당의 투쟁력마저 실종됐다는 점이다. 국회 로텐더홀에서 열리는 규탄대회에 참여하는 의원 수는 고작 40여 명 수준에 그치고 있다. 사실상 전투의지가 보이지 않는 상황이다.
개혁의 핵심인 ‘공천’ 문제도 마찬가지다. 인적 쇄신을 이야기하면서도, 아스팔트에서 함께 투쟁해온 인사들은 배제하는 전략을 고수하면서 강성 지지층의 결집은 요원해졌다. 강성 지지층이 많은 대구·경북과 서울 강남 지역조차 배제 대상이 되고 있다.
2020년 김종인 비대위원장 시절에는 ‘아스팔트 절연’, ‘극우 유튜버와의 절연’, ‘삭발 금지’ 등이 주요 전략으로 제시됐다. 이는 더불어민주당이 강조하는 ‘광장 정치’, 즉 장외 투쟁과는 거리가 먼 접근이다.
더불어민주당은 윤석열 전 대통령 인수위 시절부터 광장에서 강성 지지층과 스킨십을 해왔고, 탄핵 정국까지 각종 민주진영 단체들과 손을 잡았다.

지난 총선 당시 민주당 이탈표를 흡수했던 조국혁신당은 공천에서 배제된 인사들과 신인을 대거 영입했다. 그러면서 “지역구는 싫지만 조국당엔 투표하겠다”는 민심을 등에 업고 표를 끌어모았고, 민주당 지역구 후보들에게도 우회적인 지지를 끌어냈다. 그 결과, 야권까지 포함한 전체 의석 수는 개헌선 근처까지 육박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같은 시기 ‘공천이 아니라 사천’이라는 비판을 받았다. 투쟁과는 거리가 먼 ‘만년 당협위원장’들이 다시 공천을 받았다. 그리고 김건희 여사의 디올 파우치 논란, 의료개혁에 대해 ‘악재’ 프레임이라고 규정하며 자해 행위를 지속했다.
계파 중심의 공천 전략과 여론전을 기반으로 한동훈계의 당협위원장 장악 시도가 병행되며, 총선은 망했다.
전략과 전술이 부재한 채 나이브한 웰빙 중심이 된 국민의힘은 실질적인 개혁 대신 내부총질만 하면서 민심과 더욱 멀어지고 있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더퍼블릭 / 김종연 기자 jynews1@thepubli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