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건만 팔아선 안 된다”…韓, G20 수출 의존도 1위의 역설

“물건만 팔아선 안 된다”…韓, G20 수출 의존도 1위의 역설

  • 기자명 오두환 기자
  • 입력 2025.07.09 1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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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젠 '수출 대국' 아닌 '투자 대국' 돼야 할 때

지난 8일 경기도 평택항에 컨테이너가 쌓여 있는 모습 [연합뉴스]
지난 8일 경기도 평택항에 컨테이너가 쌓여 있는 모습 [연합뉴스]

 

[더퍼블릭=오두환 기자] “한국 경제는 여전히 ‘물건 장사’에 목이 메어 있다.”

대한상공회의소가 9일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상품 수출 비중은 2023년 기준 37.6%로 G20 국가 중 가장 높았다.

독일(33.3%), 중국(17.9%), 일본(17.0%)보다도 높은 수준이다. G20 평균인 16.5%와 비교하면 두 배 이상이다.

1995년 21.1%였던 상품 수출 의존도는 지난 30년간 16.5%포인트나 상승했다. 이는 멕시코(20.5%)에 이어 G20에서 두 번째로 높은 상승 폭이다.

한마디로 한국 경제는 수출, 그중에서도 ‘상품 수출’에 과도하게 기댄 구조라는 얘기다.

문제는 세계가 보호무역주의 시대로 회귀하고 있다는 점.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촉발시킨 ‘관세 전쟁’은 각국의 공급망 재편과 맞물우리나라에 불리하게 작용할 전망이다.

이런 상황에서 한국의 ‘외줄 타기’ 경제 구조는 리스크가 클 수밖에 없다.

대한상의는 최근 발간한 보고서에서 “이제는 상품수지뿐 아니라 서비스수지, 본원소득수지도 적극 공략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쉽게 말해 ‘수출만 하지 말고, 서비스로 벌고, 해외 투자 수익도 챙기자’는 이야기다.

하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다. 한국의 서비스수지는 1995년 이후 2년을 제외하고는 줄곧 적자다.

1995년 –13억9000만달러였던 적자는 2023년 –268억2000만달러로 커졌다. 19배나 불어난 셈이다.

그나마 본원소득수지는 2010년대부터 흑자 기조로 돌아섰지만, 여전히 GDP 대비 4%로 일본(9.8%), 독일(9.7%)에 한참 못 미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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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은 “한국도 ‘투자 대국’과 ‘서비스 강국’ 전략을 본격적으로 시작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이주관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영국은 금융·유통 서비스 수출, 일본은 해외자산 투자로 본원소득수지 흑자를 안정적으로 만들어냈다”며 “한국도 경상수지 구조 다변화에 나서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실제 일본은 2006년 “이제는 무역이 아니라 투자로 돈 벌겠다”며 ‘수출 대국’에서 ‘투자 대국’으로 전환을 선언한 바 있다. 그 결과, 일본의 본원소득수지 흑자는 2023년 2,591억달러로 G20 최고 수준이다.

이종명 대한상의 산업혁신본부장은 “제품 수출만으로는 성장에 한계가 뚜렷하다”며 “K-푸드, K-컬처 산업화는 물론, 지식재산 수출과 글로벌 투자 전략 강화 등 ‘소프트 머니’ 확대 전략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더퍼블릭 / 오두환 기자 actsoh@thepubli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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