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물가 속 와인 열풍 한풀 꺾여”…국산 맥주, 대형마트 주류 매출 1위 등극

“고물가 속 와인 열풍 한풀 꺾여”…국산 맥주, 대형마트 주류 매출 1위 등극

  • 기자명 이유정 기자
  • 입력 2024.11.12 1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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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더퍼블릭=이유정 기자] 고물가가 이어지면서 비교적 저렴한 국산 맥주가 대형마트 주류 판매 1위 자리를 되찾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까지 국산 맥주 판매를 앞질렀던 와인은 최근 수입량 감소와 함께 인기가 시들어지면서 2위로 밀려났다.

12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이마트에서 올해 초부터 11월 6일까지 국산 맥주가 전체 주류 매출의 25.0%를 차지하며 와인(22.3%)을 제치고 1위를 기록했다. 지난해에는 와인(23.9%)이 국산 맥주(23.5%)를 근소한 차이로 앞질러 1위를 차지했지만, 1년 만에 순위가 뒤바뀐 것이다. 반면, 와인의 매출 비중은 지난해보다 1.6%포인트 감소한 반면, 국산 맥주는 1.5%포인트 상승했다.

국산 맥주와 와인 뒤로는 위스키를 포함한 양주(16.6%), 소주(16.3%), 수입 맥주(13.4%)가 차례로 뒤를 이었다. 롯데마트에서도 같은 기간 국산 맥주 매출이 와인을 제치면서 2020년 이후 처음으로 국산 맥주가 와인을 넘어섰다.

업계는 국산 맥주가 다시 인기를 얻은 주요 원인으로 고물가 상황을 꼽고 있다. 물가 상승이 전반적으로 이어지면서 소비자들이 가격 대비 만족감을 중요시하는 가운데, 상대적으로 저렴한 국산 맥주가 수요를 얻고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집에서 술을 마시는 ‘홈술’과 ‘혼술’ 트렌드가 자리 잡으면서, 소주보다 도수가 낮고 부담이 적은 맥주가 소비자들 사이에서 더욱 선호되고 있는 상황이다.

반면, 코로나19 기간 동안 ‘힙’한 주류로 젊은 층에서 큰 인기를 끌었던 와인의 수요는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관세청 무역 통계에 따르면, 와인 수입량은 2021년 7만6575톤으로 정점을 찍은 뒤, 2022년 7만1020톤, 지난해 5만6542톤으로 줄어들었다. 올해 1~9월 와인 수입량 역시 3만7893톤으로, 전년 동기 대비 11.6%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와 함께 최근 주류 시장에 퍼진 ‘헬시플레저(Healthy Pleasure)’ 트렌드도 국산 맥주의 인기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건강을 중시하며 먹거리를 즐기려는 경향이 확산되면서 비알코올 맥주 수요가 급격히 늘고 있다.

올해 초부터 이마트에서 비알코올 맥주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2.2% 증가했고, 롯데마트에서도 올해 1~10월 비알코올 맥주 매출이 전년보다 40% 늘었다. 이에 따라 비알코올 맥주는 국산 맥주, 와인, 양주, 소주, 수입 맥주, 전통주에 이어 주류 판매 순위 6위에 올랐다.

업계에선 고물가로 소비 여력이 줄어든 젊은 층이 비교적 부담이 적은 국산 맥주를 선택하는 경우가 늘어난 것이란 분석이다. 도수가 낮은 주류가 선호되는 ‘홈술’ 트렌드와 건강을 중요시하는 소비 트렌드도 국산 맥주의 인기 요인으로 작용했다는 평이다.

더퍼블릭 / 이유정 기자 leelyjwo@thepubli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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