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공의 파업에 힘들다던 빅5병원의 '이중성', 수익 늘어 수도권 외형확대 나서

전공의 파업에 힘들다던 빅5병원의 '이중성', 수익 늘어 수도권 외형확대 나서

  • 기자명 이유정 기자
  • 입력 2024.03.25 18: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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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더퍼블릭=이유정 기자] ‘빅5’ 병원을 소유한 공익법인 매출액 개념 ‘수익’이 최근 4년 사이 급속도로 증가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들은 전공의 파업으로 경영난을 외쳤지만, 증가한 수익으로 이들 중 일부는 수도권에서 집중적으로 외형 확대를 추진하는 등 경쟁적으로 나서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정부가 ‘수도권 쏠림’ 현상이 더 심해질 것을 우려해 대형 병원들의 무분별한 외형 확대에 제동을 걸었다.

24일자 <국민일보> 단독 보도에 따르면, 이날 국세청 공익법인 공시 자료를 확인한 결과, 빅5 병원을 소유한 5개 공익법인의 지난 2022년 귀속 수익은 2조282억원~4조6597억원으로 확인됐다.

이 가운데 ▲세브란스병원을 소유한 연세대학교가 4조6597억원으로 가장 높았고 이어 ▲서울성모병원을 운영하는 가톨릭학원(3조4262억원) ▲서울아산병원을 보유한 아산사회복지재단(3조1911억원) ▲서울대학교병원(2조8083억원) ▲삼성서울병원 소유주인 삼성생명공익재단(2조282억원) 순 등으로 확인됐다.

공익법인 5곳의 수익은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추세라고 한다. 특히 수익 증가율이 두드러진 곳은 연세대학교로, 지난 2018년 수익 3조2269억원에 비해 44.4%로 치솟았다. 5곳 중 수익 증가율이 가장 낮은 가톨릭학원도 4년 사이 무려 24.7%(6776억원)를 달성했다.

이러한 증가세는 펜데믹 확산이 수익에 영향을 미쳤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코로나19 3·차 대유행 시기인 지난 2021년에 삼성생명공익재단, 서울대학교병원, 아산사회복지재단 3곳의 수익은 전년 대비 10.6%~30.7%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의료계는 수도권에서만 9개 대학병원이 11개 분원을 추진하고 있어 오는 2028년에는 수도권에 병상 6000여개가 늘어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현재 주요 대형병원들이 수도권에서 2026∼2027년 분원 설립을 추진 중이다. 세브란스병원(인천 송도), 고려대병원(경기 남양주·과천), 아주대병원(경기 파주·평택), 인하대병원(경기 김포), 서울아산병원(인천 청라), 서울대병원(경기 시흥), 경희대병원(경기 하남), 가천대길병원(서울 송파), 한양대병원(경기 안산) 등이 있다.

이에 정부는 빅5병원 등 수도권 대형 병원의 무분별한 확장을 막기 위해 이들의 분원 확대 등에 칼을 들이댔다. 정부의 이러한 조치는 '빅5' 등 수도권 대형 병원들이 인건비가 싼 전공의에 의존해 병원을 운영하면서 수익을 외형 확대에만 쏟아붓고 있다는 비판을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최근 300병상 이상 종합병원을 신·증설할 경우 보건복지부 장관의 ‘사전 승인’을 의무적으로 받게 하는 의료법 개정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또 앞서 정부는 지난해 8월 ‘제3기 병상수급’ 기본시책을 수립해 지역별 수요·공급 추계에 맞지 않게 과도하게 병상을 신·증설하려는 의료기관에 대해서는 시도지사가 개설 허가를 할 수 없게 하기도 했다.

박민수 중수본 본부장(보건복지부 2차관)은 “일각에서는 이번 의대 정원이 분원 개원에 필요한 의사 인력을 값싸게 공급하기 위한 것이라고 주장하지만 전혀 사실이 아니다”며 “정부는 수도권의 과도한 병상 증가를 억제하고, 지역 필수의료를 위한 병상은 적절히 확충될 수 있도록 병상관리 대책을 충실히 추진하겠다”고 했다.

한편, 정부는 전공의들이 전 지역에 공정하게 배분되도록 현재 45% 수준인 비수도권 전공의 배정 비율 역시 상향 조정한다.

박 부본부장은 “비수도권 전공의 배정 비율을 비수도권 입학정원 규모에 맞춰 조정하겠다”며 “의대 정원 비율을 감안하고, 현장 의견을 수렴해 지방의 배정 비율을 지속해서 높여나가겠다”고 말했다.

더퍼블릭 / 이유정 기자 leelyjwo@thepubli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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