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유 ETN 자진 청산한다…투자손실 방지 위해 거래소, 제도 개선 검토

원유 ETN 자진 청산한다…투자손실 방지 위해 거래소, 제도 개선 검토

  • 기자명 김수영
  • 입력 2020.04.27 14: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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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연합뉴스)

[더퍼블릭=김수영 기자] 한국거래소가 기초자산 가격이 폭락으로 대량손실 가능성이 커진 상장지수증권(ETN)을 증권사가 자진 청산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미국 서부텍사스유(WTI) 선물 가격이 마이너스까지 떨어지는 미증유의 사태 속에서 원유 ETN 투자자들의 대량 손실 위험성이 부각된 데 따른 조치다.

한국거래소 관계자는 “기초자산 가격 하락으로 투자자 손실이 우려되는 ETN을 증권사가 자진 청산할 수 있도록 제도 개선을 검토하겠다”고 26일 말했다.

증권사의 ETN 자진청산 제도는 미국이 2000년대 초반 괴리율 폭등으로 진땀을 빼며 도입한 방식이다. 최근에도 미국은 원유 ETN이 조기에 자진 청산되며 투자자 손실을 줄였는데 이런 시스템을 국내에도 도입한다는 방침이다. ETN이 자진 청산되면 투자자들은 청산 시점의 기초자산 가격으로 손실이 확정된다. 가격이 더 떨어져 원금 전액 손실이 나기 전에 증권사 차원에서 투자자 보호를 위한 강제적인 조치에 나서는 셈이다.

거래소가 이같은 제도 개선을 검토하는 데는 지난 20일 WTI 원유 선물 가겨이 마이너스대로 추락하는데도 국내 원유 ETN 수요는 폭증하며 괴리율이 천정부지로 치솟은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거래 정지 전 마지막 거래일이던 지난 22일 신한 레버리지 WTI원유 ETN(H) 괴리율은 장중 한때 2000%를 넘어서기도 했다.

다만 최근 연일 ‘위험반열’에 오르내린 원유 레버리지 ETN 상품이 당장 청산되는 것은 아니다. 자진 청산제도 도입을 위해서는 관련 규정을 바꿔야 하고 금융당국과의 논의도 필요하다.

27일 오후 2시 40분 현재 신한 레버리지 WTI원유 ETN(H)의 괴리율은 182.17%다. 삼성 레버리지 WTI원유 선물ETN은 457%, QV(NH투자증권) 레버리지 WTI원유 선물 ETN(H)은 344.48%이다.

거래소는 괴리율 문제로 거래가 정지됐던 삼성·신한 레버리지 ETN 종목의 거래를 이날부터 재개했지만 이날도 괴리율이 30%미만으로 떨어지지 않으면 내일부터 3거래일 동안 다시 매매를 정지한다. 거래가 재개된 뒤에도 괴리율이 떨어지지 않으면 다시 3거래일 동안 매매를 정지한다. 거래소는 괴리율이 30% 미만으로 떨어질 때까지 이같은 조치를 반복적으로 실행할 계획이다.

더퍼블릭 / 김수영 기자 newspublic@thepublic.kr 

더퍼블릭 / 김수영 newspublic@thepubli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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