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외국인, 韓주식·채권 3.5조 팔아치워...순유출 4년 만에 최대 수준

지난달 외국인, 韓주식·채권 3.5조 팔아치워...순유출 4년 만에 최대 수준

  • 기자명 이현정
  • 입력 2023.01.13 1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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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퍼블릭=이현정 기자] 한국과 미국의 기준금리 차이가 20년 만에 최대로 벌어진 가운데 지난달 외국인 투자자들이 국내 주식·채권을 3조원 넘게 판 것으로 나타났다.

12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국제금융·외환시장 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외국인 투자자의 채권투자금이 27억3000만달러 순유출된 것으로 집계됐다. 12월 말 원·달러 환율(1264.5)을 기준으로 약 3조601억원 규모다.

이는 지난 2019년 1월(-32억3000만 달러) 이후 3년11개월 만에 최대 순유출 수준으로, 연간 단위로 보면 지난해 외국인 채권 투자 자금은 117억2000만달러로 2019년(81억6000만달러) 이후 최저치인 것으로 나타났다.

순유출이 커졌다는 것은 지난달 국내 주식·채권 시장에서 빠져나간 자금이 유입된 자금보다 많았다는 의미다.

외국인의 채권 투자가 줄고 유출이 많아진 데는 한국보다 미국의 기준금리가 1%포인트 높은 역전 현상에 따른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한국은행은 13일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추가 인상해 국내 기준금리는 3.25%에서 3.5%로 올라섰지만 여전히 미국과의 금리 차는 1%인 상황으로 20여 년 만에 가장 큰 폭의 역전이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주요국 중앙은행의 긴축 지속 경계감 등으로 주식자금 순유입 규모가 줄었다”며 “채권 자금의 경우 만기도래 규모 증가, 차익거래 유인 축소 등에 따라 순유출로 전환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한·미 간 금리 역전 폭 확대에 대해서는 “차익 거래 유인 축소 등과 관련이 있을 수 있다”고 부연했다.

일반적으로 투자자금은 금리가 높은 쪽으로 이동하게 마련이다. 이에 우리보다 미국의 기준금리가 높은 기간이 이어지면서 금융자산은 투자수익률이 높은 쪽으로 유출될 가능성이 크다. 외국인 투자자의 경우 달러로 자금을 조달해 한국 채권에 투자하는 것으로, 자금조달 금리인 미국 금리가 채권 투자 수익률인 한국 금리보다 높은 이유에서 한국 채권에 투자할 유인이 줄어든 상황이다.

다만 한은은 이러한 움직임이 급격하게 진행되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한은은 지난해 7월 ‘한·미 간 정책금리 역전이 외국인 증권투자자자금 흐름에 미치는 영향’이라는 블로그 글에서 “채권자금의 경우 우리나라 채권의 수익률이 신용등급에 비해 양호한 수준이고, 장기투자 성향의 공공자금의 비중이 높기 때문에 급격한 유출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2010년 이후 외국인의 국내 채권투자가 크게 증가했는데 특히 투자 대상을 다변화하려는 해외 중앙은행, 국부펀드 자금 등을 중심으로 유입됐다”며 “이들 공공자금은 투자 다변화 등을 목적으로 장기적인 시계에서 투자를 결정하기 때문에 과거 위기 시에도 크게 유출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사진=연합뉴스> 

더퍼블릭 / 이현정 thepublic3151@thepubli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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