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퍼블릭=홍찬영 기자] 방위사업청이 추진하는 1조7775억 원 규모 한국형 전자기 개발 사업에서 LIG넥스원·대한항공 컨소시엄이 경쟁사인 한국항공우주산업(KAI)·한화시스템 컨소시엄보다 앞선 점수를 받아 수주 가능성이 높아졌다.
23일 방산업계에 따르면, 방위사업청은 최근 두 컨소시엄에 제안서 평가 결과를 통보했으며, LIG넥스원·대한항공 컨소시엄이 더 높은 점수를 획득한 것으로 알려졌다.
방사청은 디브리핑과 이의제기 접수, 평가 검증 절차를 거쳐 10월 중 우선협상대상자를 공식 선정할 예정이다. 업계는 별다른 이변이 없는 한 LIG넥스원과 대한항공이 최종 사업권을 따낼 것으로 보고 있다.
이번 사업은 외국산 중형 민항기(봄바르디어 G6500)를 개조해 전자전 임무 장비를 탑재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정부는 2030년대 중반까지 독자 전자전기 전력화를 목표로 하고 있으며, 총 사업비는 약 1조7775억 원(공고 기준)에 달한다.
전자전기는 적 대공 레이더와 통신망을 무력화해 아군의 생존성을 높이는 전략 무기다. 전투기보다 먼저 투입돼 강력한 전파로 적을 교란하고 동시에 위협 신호를 수집·분석하는 임무를 수행한다.
현재 독자적으로 전자전기를 보유한 국가는 미국과 러시아 정도에 불과해, 이번 사업은 한국이 ‘전자전 강국’ 대열에 도전하는 의미도 담고 있다.
업계는 LIG넥스원이 ▲전투기용 전자전장비(ALQ-200) ▲KF-21용 전자전장비 ▲육·해군 전자전 장비 개발 경험을 쌓아왔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은 것으로 분석한다. 대한항공도 ▲P-3C 해상초계기 개량 ▲‘백두 1차’ 정찰기 개발 등 민항기 개조 역량을 강조하며 강점을 드러냈다.
반면 한국군은 지금까지 미군 전자전기에 의존해왔으며, 기술이전도 제한적이었다. 업계 관계자는 "전자전기는 미국·러시아를 제외하면 성공 사례가 드문 전략 자산"이라며 "이번 사업은 단순 장비 확보를 넘어 국산 전자전 역량을 쌓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더퍼블릭 / 홍찬영 기자 chanyeong8411@thepubli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