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막히자 빌라로 몰린다…6·27 대책에 ‘풍선효과’ 본격화

아파트 막히자 빌라로 몰린다…6·27 대책에 ‘풍선효과’ 본격화

  • 기자명 홍찬영 기자
  • 입력 2025.09.17 1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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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퍼블릭=홍찬영 기자] 아파트 규제가 잇따라 강화되면서 빌라 거래가 빠르게 늘고 있다. 주택담보대출 규제와 토지거래허가제 등 각종 규제가 아파트에 집중된 반면, 상대적으로 규제 강도가 덜한 빌라가 대체 투자처로 부상한 것이다. 여기에 재개발 완화 기대감까지 겹치면서 수요가 몰리는 모양새다.

15일 한국부동산원 집계에 따르면 지난 7월 서울 빌라(다세대·연립주택) 거래량은 3644건으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44.1% 증가했다. 이는 2022년 5월 이후 3년 2개월 만에 가장 많은 수치다.

지역별로는 강남·송파 등 핵심지에서 거래 증가폭이 두드러졌다. 강남구는 50건에서 123건으로 늘며 146% 뛰었고, 송파구도 160% 급증했다. 성동구(132.4%), 용산구(71.6%) 등 주요 준상급지에서도 거래가 활발했다.

전문가들은 이를 아파트 규제의 ‘풍선효과’로 본다. 서울 아파트는 투기과열지구·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으로 대출 한도가 제한되고 2년 실거주 의무까지 부과된다. 여기에 지난 6월 발표된 ‘6·27 대책’으로 시가 6억 원을 넘는 아파트에는 주담대가 전면 금지됐다. 기존에는 시세 9억~12억 원 아파트도 LTV 범위 내에서 대출이 가능했으나, 이번 대책으로 사실상 고가 아파트 자금조달이 막히면서 수요가 빌라로 이동했다는 분석이다.

반면 빌라는 상대적으로 규제가 덜하다. 가격이 낮아 6억 원 대출 한도에 걸리지 않는 경우가 많고, 토지거래허가제 적용을 받지 않아 임대 활용도 가능하다.

서울시가 재개발 규제 완화책을 잇따라 내놓은 점도 빌라 거래를 자극했다. 노후 빌라를 사두면 신속통합기획이나 모아타운 같은 사업을 통해 새 아파트로 갈아탈 수 있다는 기대가 커진 것이다. 실제로 강남 3구와 용산구 빌라는 ‘향후 재개발 수혜 단지’라는 인식이 확산하며 투자 수요가 몰리고 있다.

부동산 업계 한 관계자는 “서울 아파트는 규제 장벽이 높아 자금 여력이 부족한 수요자가 접근하기 어렵다”며 “빌라는 상대적으로 문턱이 낮고 재개발 기대감까지 더해지면서 거래가 늘고 있다. 6·27 대책 이후 규제 풍선효과가 시장 전반으로 확산하고 있다”고 말했다.

더퍼블릭 / 홍찬영 기자 chanyeong8411@thepubli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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