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희대 대법원장 "재판 독립 확고히 보장돼야"

조희대 대법원장 "재판 독립 확고히 보장돼야"

  • 기자명 오두환 기자
  • 입력 2025.09.13 0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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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법부 의견 국회에 충분히 전달하겠다”

조희대 대법원장 [연합뉴스]
조희대 대법원장 [연합뉴스]

 

[더퍼블릭=오두환 기자] 조희대 대법원장이 국회의 사법개혁 입법 논의와 관련해 “사법부 의견을 국회에 충분히 제시하고 소통과 설득을 통해 국민을 위한 올바른 길을 찾아나가겠다”고 밝혔다.

민주당의 사법개혁 입법 드라이브가 본격화한 가운데 대법원장이 공개적으로 입장을 내놓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조 대법원장은 12일 오전 대법원 청사에서 열린 ‘제11회 대한민국 법원의 날’ 기념식에서 “최근 사법제도 개선 논의를 두고 사법부는 국회, 정부, 변호사회, 법학교수회, 언론 등과 다각도로 소통하고 있다”며 “공론의 장을 통해 충분히 검토한 뒤 국민 불편을 해소하고 사법 정의를 실현하는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권력 분립과 사법권 독립의 헌법 가치를 중심에 두고 과거 주요 사법제도 개선 과정에서 사법부가 적극 참여했던 전례를 토대로 국회에 의견을 충분히 전달하겠다”며 “합리적 설명과 소통을 통해 설득함으로써 국민 모두를 위한 길을 찾겠다”고 강조했다.

사법부 안팎에서는 최근 민주당 주도의 사법개혁 입법 과정에서 법원 의견이 제대로 반영되지 않는다는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

조 대법원장은 과거 청와대, 대법원, 국회, 검찰 등이 함께 참여한 ‘사법제도발전위원회’와 ‘사법개혁위원회(사개위)’ 등을 거론하며 사법개혁 논의에 법원이 배제돼선 안 된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사법부 내부를 향한 메시지도 내놨다. 조 대법원장은 “사법부의 헌신적 사명을 완수하려면 재판의 독립이 확고히 보장돼야 한다”며 “법관들은 어떤 어려움에도 흔들림 없이 헌법을 믿고 당당하게 재판에 임해 달라”고 당부했다.

그러면서 “국민의 우려 섞인 시선을 무겁게 받아들이며 신뢰에 부응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민주당 개혁안에 포함된 대법관 증원과 관련해서는 하급심 약화 우려를 의식한 듯 1심 강화 의지를 밝혔다.

그는 “법관 충원이 이뤄지는 대로 1심에 집중 배치해 신속한 분쟁 해결을 위한 전담 재판부를 설치·운영하겠다”고 밝혔다.

조 대법원장은 재판 지연 해소, 법관 인사제도 개선, 전자소송 시스템 확대 등 현안 과제도 언급했다.

그는 “차세대 전자소송·미래등기 시스템 개통으로 한 단계 높은 사법정보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며 “형사 전자소송도 안정적으로 도입해 국민 권리를 보장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오후 천대엽 법원행정처장과 전국 법원장들은 전국법원장회의 임시회의를 열고 사법개혁 의제를 논의했다.

앞서 천 처장이 국회의 사법개혁 입법 과정에서 사법부가 배제되는 상황에 우려를 표한 만큼, 사법부 차원의 공식 입장이 조만간 정리될 전망이다.

더퍼블릭 / 오두환 기자 actsoh@thepubli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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