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쟁에서 협력으로…한화오션·HD현대 팀, 캐나다 잠수함 60조 수주전 도전

경쟁에서 협력으로…한화오션·HD현대 팀, 캐나다 잠수함 60조 수주전 도전

  • 기자명 홍찬영 기자
  • 입력 2025.08.27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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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오션이 건조한 장보고 III Batch-2 잠수함
한화오션이 건조한 장보고 III Batch-2 잠수함

 

[더퍼블릭=홍찬영 기자] 국내 조선업계의 대표 라이벌인 한화오션과 HD현대가 ‘코리아 원팀’을 꾸려 최대 60조원 규모의 캐나다 차세대 잠수함 사업 결선에 올랐다. 독일 TKMS와의 2파전 구도가 형성되면서, K조선이 북미 방산 시장에서 의미 있는 교두보를 확보할지 주목된다.

2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캐나다 해군은 1998년 영국 해군에서 도입한 2400톤급 빅토리아급 잠수함 4척을 대체하기 위해 최대 12척 규모의 신형 디젤 추진 잠수함을 도입하는 사업을 추진 중이다. 유지·보수·정비(MRO)까지 합산하면 총 사업 규모는 최대 60조원에 달한다.

이번 입찰에는 프랑스 나발 그룹, 스페인 나반티아, 스웨덴 사브 등 유럽 주요 방산업체가 참여했지만, 최종적으로 한화오션·HD현대 팀과 독일 TKMS만 숏리스트에 남았다.

한화오션은 이번 사업에 3000톤급 ‘장보고-Ⅲ Batch-Ⅱ’ 잠수함을 제안했다. 해당 모델은 공기불요추진장치(AIP)와 리튬이온 배터리를 탑재해 3주 이상 수중 작전이 가능하고, 최대 7000해리(약 1만2900㎞)를 항해할 수 있다. 또 수직발사관을 통해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발사가 가능한 등 비대칭 억제 능력도 갖췄다는 평가다.

업계에서는 한화오션이 제안한 빠른 납기 역량도 주목한다. 통상 9년 이상 소요되는 잠수함 납품 기간을 6년으로 단축할 수 있다는 점, 검증된 솔루션과 현지화 전략 등이 캐나다 해군의 긍정적인 평가를 이끌어낸 것으로 전해졌다.

정승균 한화오션 특수선사업부 해외사업단장은 “국방부와 방위사업청, 해군, 국회 등의 지원 속에 원팀으로 CPSP 사업 수주에 매진하고 있다”며 “한·캐나다 양국 간 산업·해군 협력 강화 차원에서 반드시 ‘유종의 미’를 거두겠다”고 강조했다.

이번 숏리스트 진입은 그동안 방위산업 분야에서 치열하게 경쟁해온 국내 양대 조선업체가 ‘코리아 원팀’으로 손을 맞잡은 성과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양사는 지난 2월 방위사업청과 함정 수출 원팀 구성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하며 협력 체계를 공식화했다.

HD현대도 이번 사업에서 ‘원팀’ 파트너로 존재감을 크게 드러내고 있다. HD현대는 지난 2008년 독일 외 지역에서 처음으로 공기불요추진장치(AIP)를 탑재한 214급 잠수함을 독자 설계·건조해 해군에 인도한 바 있다.

이는 국내 조선소가 잠수함 핵심 기술을 확보했음을 입증한 사례로, HD현대의 축적된 역량이 이번 입찰 경쟁에서 한화오션과 함께 시너지 효과를 낼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반면 경쟁사인 독일 TKMS는 NATO 동맹국이라는 점, 기존 안보 협력 경험 등을 강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업계에서는 캐나다 정부가 기술력과 외교·안보 협력이라는 두 축을 놓고 최종 결정을 내릴 것으로 보고 있다.

이번 사업 결과에 따라 K조선의 글로벌 방산 시장 전략에도 변곡점이 될 전망이다. 현재 한화오션과 HD현대는 미국 진출을 겨냥한 ‘MASGA(미국 조선업을 다시 위대하게)’ 프로젝트도 병행하고 있어, 북미 시장에서 동시다발적인 성과를 거둘 경우 글로벌 입지가 한층 강화될 것이란 관측이다.

더퍼블릭 / 홍찬영 기자 chanyeong8411@thepubli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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