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한화·현대차…이재명정부 맞춰 관료 출신 잇단 영입

쿠팡·한화·현대차…이재명정부 맞춰 관료 출신 잇단 영입

  • 기자명 오두환 기자
  • 입력 2025.07.16 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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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계, 정권 초 '인맥 포석' 강화

쿠팡 배송차 [연합뉴스]
쿠팡 배송차 [연합뉴스]

 

[더퍼블릭=오두환 기자]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산업계가 주요 부처 출신 전관(前官) 영입에 속도를 내고 있다.

각 기업이 정권 초 새 정책 기조에 발맞춰 규제 대응력을 강화하려는 동시에, 미국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재집권 가능성에 대비해 ‘통상 방어선’까지 구축하려는 행보라는 분석이다.

16일 산업계에 따르면 쿠팡은 이재명 정부 출범 직후인 지난 5월부터 고용노동부, 공정거래위원회, 대통령실, 산업통상자원부 등에서 퇴직한 공직자 14명을 잇달아 채용했다. 이 가운데 7명은 취업심사 대상자였으며, 7명은 비대상자다.

특히 공정위 4·5급 사무관 출신은 각각 쿠팡과 쿠팡페이의 상무·전무로, 대통령비서실 선임행정관은 쿠팡 상무로 자리를 옮겼다. 고용노동부 출신 5~6급 인사 8명이 쿠팡로지스틱스서비스 등에 한꺼번에 채용되기도 했다.

업계에서는 쿠팡의 이 같은 움직임을 두고 “과로사·불법파견 등 노동 이슈에 대한 정부의 감독 강화 기조를 감안해 선제적 대응 체계를 구축하려는 것”이라고 해석한다.

실제로 쿠팡은 최근 자체 브랜드 관련 ‘부당 우대’ 혐의로 1,628억 원의 과징금을 공정위로부터 부과받은 바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방위산업계도 전직 관료 및 군 장성급 인사의 수혈에 적극 나서고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올 들어서만 군 장성 및 영관급 4명을 임원급으로 채용했고, 한화시스템은 국정원 국장급을 부사장으로, 공군 대령을 부장으로 영입했다. LIG넥스원과 KAI도 국방과학연구소 및 해군 출신 전문가를 대거 연구·기술직으로 앉혔다.

건설업계도 고위 경제 관료 출신을 앞다퉈 사외이사로 선임하고 있다. GS건설은 국토부 차관과 철도공사 사장을 지낸 손병석 전 주택산업연구원 고문을 사외이사로, 삼성E&A는 산업부 장관 출신 문승욱 교수를 선임했다.

특히 최근 국내 기업들 사이에서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복귀 가능성을 고려한 대외정책 대응 인사 영입도 두드러진다.

현대차그룹은 미국 공화당 소속 드류 퍼거슨 전 하원의원을 워싱턴사무소 수장으로 선임했으며, 성 김 전 주한미국대사도 연초 대외협력 사장으로 영입됐다.

한화오션, HD현대중공업 등 조선업계 역시 산업부, 외교부, 해군 출신 인사를 사외이사 및 자문으로 포진시켜 대미 수출 및 기술개발 협력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하려는 움직임이다.

더퍼블릭 / 오두환 기자 actsoh@thepubli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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