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대통령, ‘차명 대출 의혹’ 오광수 민정수석 사의 수용...임명 닷새 만

李대통령, ‘차명 대출 의혹’ 오광수 민정수석 사의 수용...임명 닷새 만

  • 기자명 최얼 기자
  • 입력 2025.06.14 13:29
  • 0
  • 본문 글씨 키우기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오광수 전 민정수석 [연합뉴스 자료사진]
▲오광수 전 민정수석 [연합뉴스 자료사진]

[더퍼블릭=최얼 기자] 이재명 대통령이 13일 차명 부동산 보유 및 대출 의혹이 제기된 오광수 대통령실 민정수석의 사의를 수용했다. 이로써 오 전 수석은 임명된 지 닷새 만에 직을 내려놓게 됐다. 새 정부 출범 이후 첫 고위직 낙마 사례다.

대통령실은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오 수석이 전날 사의를 표명했으며, 대통령은 공직 기강 확립과 인사 검증을 담당하는 민정수석의 중요성을 감안해 이를 수용했다”고 밝혔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오 수석 본인이 당정에 부담을 주고 싶지 않다는 뜻을 밝혔다”고 설명했다.

14일 <조선일보> 보도에 따르면 오 전 수석은 대검찰청 중앙수사부 과장, 서울중앙지검 특수부장, 대구지검장 등을 지낸 대표적인 특수통 검사 출신으로 이 대통령과 사법시험과 연수원 동기이기도 하다. 그가 지난 8일 공식 임명되기 전부터 여권 일부에서 “검찰 개혁을 맡을 민정수석에 특수부 검사 출신은 부적절하다”는 반대 목소리가 제기된 바 있다.

대통령실은 당초 오 수석의 전문성과 업무 능력을 강조하며 임명을 강행했지만, 이후 차명 대출 의혹 등 논란이 불거지고 친명(親明)계로 분류되는 정성호·양부남 의원 등 여당 내 핵심 인사들의 비판이 이어지자 결국 자진 사퇴 수순을 밟은 것으로 추측된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이번 낙마 사태를 단순한 검증 실패를 넘어 여권 내 권력 구도와 정체성 갈등이 반영된 결과로 해석하고 있다. 민주당의 한 인사는 “이 대통령이 신뢰하는 인사를 중용하고자 했지만, 당내 일부는 운동권 출신이 아닌 검찰 출신 인사에 대해 정체성 차원의 거부감을 가졌다”고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대통령실은 오 전 수석의 사퇴와 함께 송기호 변호사를 국정상황실장으로 임명했다. 송 신임 실장은 참여연대와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에서 활동한 이력으로 알려져 있으며, 민정수석실과 달리 실시간으로 국가정보·치안 상황을 대통령에게 보고하는 역할을 맡는다. 대통령실은 국정상황실 기능을 향후 확대 개편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일각에서는 검찰 출신 오 전 수석의 퇴장과 민변 출신 송 실장의 기용이 여권 내 ‘세력 교체’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인사로 해석하고 있다.

이밖에도 대통령실 외교·안보 라인 인선이 지연되고 있는 가운데,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이 임명됐지만 주요 차장직은 공석 상태다. 한미동맹을 중시하는 ‘동맹파’와 대북 화해·협력을 중시하는 ‘자주파’ 간 인사 갈등이 배경에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김민석 국무총리 후보자에 대해서도 정치자금법 위반 소지가 있다는 의혹이 제기됐지만, 민주당 내부의 지원은 미온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김 후보자가 민주당 주류인 586 그룹과 거리가 있다는 점, 과거 탈당 이력이 부담이 된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더퍼블릭 / 최얼 기자 chldjf1212@thepublic.kr

저작권자 © 더퍼블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응원하기

관련기사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모바일버전